이동국“박주영과 비교? 골로 말할 것”

입력 2009-11-1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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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국.스포츠동아DB

“주전경쟁 보다 내 플레이에 집중” 3년만의 덴마크전 명예회복 다짐
3년 전과 똑 같다. 그러나 치열한 주전경쟁에 임하는 자세는 훨씬 성숙해졌다.

‘라이언 킹’ 이동국(30·전북 현대·사진)이 3년 만에 덴마크와 또 한 번 일전을 앞두고 있다.

2006독일월드컵을 앞둔 1월, 이동국은 ‘지옥훈련’으로 불린 41일간의 해외전훈 명단에 포함됐다. 두바이-리야드-홍콩-LA를 거치는 대장정 가운데 한국은 홍콩 칼스버그컵 결승에서 덴마크와 맞닥뜨렸다.

당시 이동국은 전훈기간 중 벌어진 4차례 평가전에 출전(선발 3, 교체 1)했지만 덴마크와의 경기 전까지 단 1골도 넣지 못했다.

8월 파라과이 전(1-0 승), 9월 호주 전(3-1 승)에 각각 45분씩을 뛰고도 무득점을 기록한 끝에 지난달 세네갈 전(2-0 승)에서는 아예 출전기회조차 얻지 못한 지금과 비슷한 상황.

그러나 그의 태도에 조급함이 사라졌다. 3년 전 이동국의 인터뷰는 비장했다.

“스트라이커로서 골을 넣지 못해 자존심이 상한다”는 직설적인 표현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러나 11일(한국시간) 프레데리시아 모나샤 파크에서 있었던 덴마크 도착 후 첫 훈련을 마친 뒤 차분한 표정으로 “K리그에서도 골을 못 넣고 있을 때 언젠가는 기회가 온다는 마음으로 기다렸다. 이번에도 역시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부상으로 독일월드컵 출전 무산, 한국인 선수 4호 프리미어리거, 잉글랜드에서 K리그 유턴 그리고 K리그 득점왕 등극. 계속된 실패와 성공의 반복이 이런 성숙함을 낳았을까.

올 시즌 K리그에서 연일 득점포를 가동하다가도 4∼5경기 골 침묵에 그쳐 언론의 질타를 받을 때면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다 겪은 나다. 그런 평가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던 그다.

이날 인터뷰 말미 까마득한 후배 박주영과 비교해 장점을 말해달라는 질문이 나오자 “(박)주영이가 나보다 훨씬 잘 하는데 뭐 그런 질문을 하냐”며 잠시 묘한 표정을 짓던 이동국은 잠시 뒤 싱긋 웃으며 “(박)주영이의 움직임은 정말 좋다. 나 역시 문전이나 페널티 지역에서의 플레이를 늘 생각하고 있다. 결정적인 찬스에서 골을 넣기 위해 준비 중이다”고 끝을 맺었다.

이동국은 3년 전 덴마크전에서는 교체로 15분을 뛰었지만 결국 무득점에 그쳤고 바로 다음 경기인 LA갤럭시와의 친선전에서야 비로소 골 맛을 봤다. 이번에는 다시 만난 덴마크를 상대로 득점포를 가동할 수 있을까.프레데리시아(덴마크) |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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