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애, 비거리가 확 줄었다 왜?

입력 2009-11-13 16:2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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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애. 스포츠동아 DB

7번아이언샷 160야드→145야드 ‘뚝’
그린적중률도 80%→70% 동반 하락
미 LPGA에서도 ‘지존’의 등극을 노리는 신지애(21·미래에셋)가 내년 시즌 체력 보강과 비거리 회복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남겼다.

신지애는 올 시즌 LPGA 투어에서 3승을 거두며 상금, 다승, 올해의 선수 등 각 부문에서 타이틀 경쟁을 펼치고 있다. 부러울 게 없는 성적이지만 남모를 고민도 있다. 짧아진 거리 때문에 공략 방법이 바뀌었다.

아이언 샷 거리가 작년보다 10야드 이상 줄면서 아이언보다 하이브리드 클럽으로 그린을 공략하는 횟수가 많아졌다. 신지애는 지난 1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골프장에서 끝난 하나은행·코오롱 챔피언십에서도 이 같은 모습을 자주 보였다. 바람이 많이 분 탓도 있지만 짧아진 비거리 때문에 170야드 이상에서는 하이브리드 클럽으로 그린을 공략했다.

예전 같으면 5,6번 아이언으로 충분히 온 그린을 노릴 수 있는 거리다.

신지애는 “작년까지는 7번 아이언으로 160야드 보냈는데 올해는 145야드 밖에 나가지 않는다”면서 거리에 대한 부담감을 털어놓았다.

정확한 드라이버 샷과 안정된 퍼트는 변함없지만 짧아진 거리로 인한 손해가 만만치 않다. 지난해 80% 이상이던 그린 적중률이 올해는 70.5%로 낮아졌다. 그린 적중률이 떨어지면서 버디 숫자는 줄어들었고, 보기는 많아졌다. 그린 적중률을 80% 이상으로 유지했더라면 지금쯤 확실한 ‘지존’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갑자기 거리가 줄어든 이유는 바닥난 체력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세계 각국의 투어를 전전하면서 체력 소모가 많았다. 새 후원사를 찾느라 겨울엔 동계훈련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국내 투어 시절엔 강철 체력을 과시했지만 이동거리가 많은 미국에서는 체력 부담이 컨디션 저하로 이어졌다. 편도선염과 감기 등 잦은 병치레로 고전했다.

체력이 떨어지면 스윙 스피드가 줄어든다. 자연히 비거리도 짧아진다.

또 다른 문제도 있다. 신지애는 2년 동안 같은 아이언을 쓰고 있다. 작년 국내 대회부터 사용해온 PRGR의 아이언을 올해도 계속해서 쓰고 있다. 드라이버와 우드, 퍼터 등은 모두 새 제품으로 교체했다. 아이언만 2년 째 사용 중이다. 사용계약 기간이 지났지만 새로운 용품계약을 하지 않은 탓이다.

프로들의 경우 아이언을 1년 이상 사용하지 않는다. 2년 이상 같은 제품을 쓰는 경우는 드물다.

아이언을 오래 쓰면 페이스 반발력이 떨어지고, 백스핀 등에 영향을 미치는 그루브(페이스 면에 파인 홈)가 달아 성능이 떨어질 수 있다. PRGR에서는 미계약 상태라 신제품을 줄 이유가 없다. 그렇다고 손에 익숙하지 않은 타사 제품을 쓰기도 어려워서 벌어진 일이다.

시즌 종료까지 2개 대회만을 남겨둔 신지애는 12월초 열리는 한일여자골프대항전에 출전한 뒤 곧바로 동계훈련에 들어갈 예정이다. 그 사이 클럽 교체도 염두에 두고 있다. 프로골퍼들이 새 클럽으로 적응하는 데 적어도 1~2개월은 소요되기 때문에 늦어도 1월 초에는 클럽 선택을 마무리해야 한다.

신지애의 부친 신제섭 씨는 “지난 겨울 매니지먼트 문제 등으로 체력훈련을 제대로 못해 올 시즌 체력 부담을 느꼈다. 이러한 것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내년에 더 나은 한해를 보낼 수 있도록 계획을 세우고 있다. 시즌이 끝나고 나면 호주로 전지훈련을 떠날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고 말했다.

최고의 한해를 보내고 있는 신지애지만 내년 시즌 여자골프의 진정한 지존으로 등극하기 위해선 아직 넘어야 할 숙제가 많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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