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느낌 그대로… 포크볼 꼭 쳐낸다!

입력 2009-11-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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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기양양 ‘꽃범호’ 소프트뱅크맨이 된 이범호가 20일 오전 일본으로 건너가기 위해 출국장을 빠져나가며 환한 얼굴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인천국제공항 |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이범호가 말하는 일본무대 성공과제
이범호(28)가 큰 포부를 안고 일본으로 떠났다. 그는 20일 소프트뱅크 호크스에 공식 입단하기 위해 일본으로 출국하면서 자신에게 주어진 과제와 일본에서의 성공 조건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털어놨다.

○포기하지 않고 이겨내겠다

그는 일본행에 대해 “한화와 한화팬들에게 죄송하지만 나쁜 일이 아니라 좋은 대우를 받고 일본에 가는 것이기 때문에 많은 성원을 해줬으면 좋겠다. 일본에서의 선수생활은 평생 남을 추억이 될 것이다”면서 “소프트뱅크가 좋은 선수를 선택했다고 생각하게 만들고 싶다.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이후에 일본행을 추진하는 국내 다른 선수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며 무거운 책임감을 통감했다. 그러면서 ‘첫해 적응’이 가장 중요하다고 내다봤다. 먼저 일본에 진출한 선배들의 얘기를 들어본 결과 첫해 당장 성적을 내겠다는 욕심을 부리면 부담감으로 인해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는 2년 계약을 고집했고, 첫해는 성적이 나지 않더라도 일본야구를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적응이 쉽지 않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이겨내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포크볼 공략이 성패 좌우

구체적으로 그는 첫해 일본 투수들과 리그 전체의 성향 파악에 주력할 계획이다. 자신감을 잃지 않고 공략법을 찾아내겠다는 의지다. 그는 “WBC 때 일본투수들을 상대해 본 결과 일단 구종이 다양해 까다로웠다”면서 “구속이나 슬라이더, 커브 등은 국내투수들이 결코 일본투수들에게 뒤지지 않는 느낌이었다”고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그러면서 “결국 포크볼을 어떻게 공략하느냐에 성패가 달렸다. 일본투수 대부분이 포크볼을 자유자재로 많이 구사하는데 공부를 많이 하고 대비를 많이 하겠다”고 밝혔다.

○쉴 시간이 없다

그는 “그동안 FA 계약에 신경쓰느라 제대로 훈련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고향 대구의 팔공산과 대전 보문산을 타며 하체를 단련해왔지만 사실 머리를 식히기 위한 차원이 강했다. 그래서 일본에서도 하루 만에 짐을 싸 21일 귀국하기로 했다. 대부분의 야구 전문가들이 그의 일본 진출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평가를 내리면서 ‘한화 잔류’를 예상했지만 그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거액(3년간 5억엔)을 받고 일본진출에 성공했다. 주변에서 “일본에서 실패할 가능성이 높은 선수”라는 부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이 역시 보기 좋게 무너뜨리고 싶다. 무명에서 현재의 위치에 올라선 그이기에 또한번 깜짝 스토리를 만들지 지켜볼 일이다. 여유를 부릴 시간이 없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22일 지인의 결혼식에 참석한 뒤 다음주부터 곧바로 본격적인 몸만들기에 돌입할 계획이다.

인천국제공항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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