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걸프렌즈’ 강혜정 ‘엄마는 힙합 태교중’

입력 2009-12-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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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뱃속 아기가 힙합을 좋아해요.” 올해 열애와 깜짝 결혼발표에 이어 임신 소식까지 전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배우 강혜정. 힙합그룹 에픽하이의 리더 타블로와 결혼해 신혼생활을 즐기고 있는 그녀는 태교 음악으로 힙합을 즐기고 있다. 임진환 기자|photolim@donga.com

신인 힙합가수 노래 즐겨들어 뱃속 아기도 들썩들썩
연애…결혼…임신…최고의 순간들 결혼 후 ‘뾰족 별사탕’이 ‘둥근 알사탕’ 됐어요
“아기가 ‘왓츠 업’(What’s up)하고 나올 것 같아요, 하하.”

힙합 음악으로 태교를 한다고? 강혜정은 앙증맞게 볼록해진 배를 어루만지고는 “어쩌다보니 그렇게 됐다”며 크게 웃었다. 10월 결혼에 골인하며 남친에서 이젠 “남편”으로 부르게 된 그룹 에픽하이의 멤버 타블로 영향일까. 강혜정은 타블로를 “오빠”라 부르며 “오빠 회사에 ‘도끼’란 신인 힙합 가수가 있는데, 요즘 그의 노래를 즐겨 듣고 있다”고 했다.

힙합 음악 고유의 특성상 가사가 ‘거칠고 직선적이기’ 마련인데…. 재기 넘치는 말솜씨는 결혼 전이나, 지금이나 조금도 변치 않았다.

“그러게요, 아기가 ‘헤이∼요’(Hey∼Yo)란 말부터 배울지도 몰라요.”

강혜정이 보기에도 무거워 보이는 몸을 이끌고 인터뷰에 나선 것은 17일 개봉되는 영화 ‘걸프렌즈’ 때문이다. 연애에서 결혼, 그리고 임신으로 이어진 강혜정 인생 “최고조로 행복한 한 해”를 기념하듯, 영화는 말랑말랑한 로맨틱 코미디를 장르로 내세우고 있다. 영화의 출연 소감 역시 남달랐다. 촬영 초반 “자꾸 졸려” 병원을 찾았더니 임신 사실을 알게 됐고, 덕분에 뱃속 태아와 함께 “2인 1조가 돼” 이제 관객들을 만나게 됐다고. 강혜정은 “엄마가 너 가졌을 때 같이 찍은 영화라고 먼 훗날 아이에게 알려줄 수 있게 됐다”며 미소를 지었다.

여자에게 누군가의 아내가 되고 엄마가 된다는 것은 살면서 가장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강혜정 역시 이에 대한 공감의 표시로 달라진 자신의 모습을 나긋한 목소리로 말했다. 결혼을 기점으로 한 “비포 앤 애프터”를 그녀는 ‘사탕’에 비유했다.

“(타블로) 오빠를 만나기 전까진 ‘별사탕’ 같았지요. 누구의 보호도 받지 못했고 기대조차 하지 않았던 저는…맞아요, 뾰족했어요. 이젠 남편과 뱃속 아기의 사랑이 날 녹여서 동글동글한 ‘알사탕’이 됐지요.”

강혜정은 이번 인터뷰 역시 “2인분”이라는 농담을 건넸다. 엄마는 뱃속의 아기와 어떻게 소통하고 있을까.

그녀가 이제는 뼛속까지 힙합 뮤지션의 아내가 되었음을 느낀 것은 이 부분에서였다. 서부와 동부로 구분 짓는 미국의 힙합 음악 계보에 빗대 아기 역시 “뱃속에서 웨스트 코스트(West-coast), 이스트 코스트(East-coast)로 몸을 움직여 의사 표현을 한다”고 말할 줄은….

그녀 나이 올해로 스물아홉. 흔히 ‘아홉수’로 불리는 요즘을 강혜정은 도리어 가장 멋진 시간으로 장식하고 있다.

20대의 강혜정이 영화 ‘올드보이’ ‘연애의 목적’ 등에서 보여줬듯 거칠게 몰아치는 폭풍과 같은 이미지였다면, 30대 강혜정은 이제 어떤 모습으로 팬들에게 다가서게 될까. 그녀는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고, 치유가 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허민녕 기자 justi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임진환 기자photoli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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