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브레이크] 포항 4강 신화 ‘정보·믿음의 힘’

입력 2009-12-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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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왜 국제무대에 강한가
K리그팀 첫 클럽월드컵 4강 위업
16일 남미 클럽상대 결승행 빅뱅


올 시즌 K리그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강타한 ‘파리아스 매직’의 끝은 어디일까. ‘아시아챔피언’ 포항이 세계무대에서도 위용을 발휘하고 있다. 12일 새벽(한국시간)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 아부다비 모하메드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09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6강전에서 포항은 아프리카 챔프 TP 마젬베(콩고)에 짜릿한 2-1 역전승을 거두며 K리그 최초로 세계 클럽 4강에 올랐다. 포항은 전반 28분 음벤자 베디에 중거리포를 내줘 어려움을 겪었으나 후반 5분과 33분 데닐손이 연속 포를 터뜨려 역전에 성공했다. 포항은 16일 오전 1시 남미 최강 에스투디안테스(아르헨티나)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포항이 국제무대에서 유독 강한 이유는 무엇일까.


○분석의 힘

‘지피지기 백전불태’란 옛 말이 딱 어울린다. 포항이 그간 완벽한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은 정보 분석팀의 효율적인 업무처리 덕분. 파리아스 감독은 물론 포항 관계자 대부분이 “우리 팀 선전의 8할이 ‘적을 안다’는 데서 비롯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입을 모은다. 이는 ‘쓰디쓴 경험’에서 시작됐다. 야심 차게 도전한 지난 시즌 AFC 챔스리그가 컸다. 조별예선을 통과하지 못했던 포항은 당시의 아픔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올 시즌부터 상대 팀이 결정되면 가용한 모든 인맥과 루트를 총동원해 관련 정보를 수집했다. 단순히 상대방 전력을 살피는 것 뿐 아니라 현장 분위기, 경기장 및 호텔 등 시설물도 세심히 체크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도 포항 정보팀은 마젬베 등 낯선 팀들의 다양한 정보를 수집해 포항 벤치에 전달했다.


○도전정신 & 믿음

단순한 네임밸류만을 기준으로 할 때 포항 멤버들의 면면은 썩 강해 보이지 않는다. 국가대표팀에도 포항 선수들은 거의 ‘들러리’에 불과했다. 그나마 꾸준히 허정무호에 발탁되고 있는 센터백 김형일도 앞선 A매치에서 출전 기회를 제대로 잡지 못했다. 하지만 허정무 감독 등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올 시즌 한국 클럽축구를 이끈 주역은 단연 포항”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우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서로간의 믿음과 신뢰가 큰 역할을 했다. 개인기 대신 조직력으로 승부한다는 얘기도 여기서 비롯됐다. 벤치에 대한 경외심도 한 몫 했다. 포항 선수들은 “파리아스 감독이 말하는 것은 뭐든 진실처럼 느껴진다”고 한다. 파리아스 감독도 끊임없이 “외부에서 뭐라해도 ‘너희는 최고’란 사실을 믿자”고 동기부여를 한다. 포항이 ‘잘되는 집안’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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