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남아공 월드컵 16강 진출을 위해 체력 강화라는 칼을 빼들었다. 허 감독은 체력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면 최종 엔트리에서 무조건 제외시킬 작정이다.스포츠동아DB
왕복러닝-지구력 측정-실전감각 검사
해외파 6명 뺀 29명 참가 25명만 통과
한국이 2002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창조한 원동력 중 하나는 선수들의 강인한 체력이었다. 히딩크 감독이 월드컵 개막 6개월 전부터 집중적으로 관리한 부분도 체력이었다. 허정무 대표팀 감독도 같은 생각이다. 체력 없이 월드컵 16강은 힘들다는 판단이다. 과학적인 체력 관리를 위해 베르하이옌 피지컬 트레이너를 영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내년 1월4일부터 남아공과 스페인으로 이어지는 3주간의 전훈을 앞두고 허 감독이 칼을 빼든다. 26∼27일 이틀간 파주 NFC에서 체력 테스트를 갖고 전훈 멤버 25명을 추린다. 이번에 불합격하면 사실상 남아공행은 물 건너갔다고 봐도 무방하다.
○어떻게 진행되나
정확한 테스트를 위해 연세대 체육연구소와 함께 선수들의 몸상태를 체크한다. 테스트는 심폐 기능을 확인하는 20m 왕복달리기와 35m를 전력으로 6번 달리는 무산소성 스프린트 검사(RAST), 지구력 측정 순으로 진행한다. 선수들의 몸에 무선 전송장치를 부착해 실시간으로 훈련 후의 피로 회복 속도를 확인한다. 이 테스트는 월드컵까지 선수들의 몸 상태 변화를 체크하는 자료로 활용된다. 27일에는 자체 연습경기를 통해 선수들의 실전 감각을 확인한다. 허 감독은 1월 제주 전지훈련 때도 이 같은 방법을 통해 중동 전지훈련 및 이란과의 월드컵 최종예선에 나설 선수들을 선발한 바 있다. 허 감독이 이런 과정을 중시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비시즌에는 선수들의 몸이 망가지고, 이를 다시 끌어올리기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때문에 체력은 팀 합류 전 스스로 갖추고, 전훈 때는 전술적인 부분을 익히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이 허 감독의 판단이다. 아울러 몸이 만들어진 상태에서 실전 테스트를 통해 옥석을 가려보겠다는 의도다.
○해외파는 어떻게
이번 테스트에는 예비 명단 35명 중 곽태휘, 이정수, 김근환, 박주호, 이근호 등 J리거 5명과 러시아 무대로 진출한 김남일 등 총 6명을 뺀 29명이 참가한다. 김남일과 일본파들은 소속팀 경기 일정 때문에 남아공∼스페인으로 이어지는 전훈에도 불참할 가능성이 크다. 동계훈련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규정한 대표팀 소집 기간이 아니어서 협회로서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김근환 만이 소속팀에서 허락한 것으로 알려져 전훈 합류 가능성이 높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