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 수첩] 이청용 또 풀타임…볼턴은 아쉬운 무승부

입력 2009-12-3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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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승부에 볼턴 울고…헐 시티 웃고…
이청용의 볼턴이 30일(한국시간) 프리미어리그 20라운드에서 헐 시티를 맞아 먼저 두 골을 터트리고도 내리 두 골을 내줘 승점 3을 챙기지는 못했다. 2골 차로 이기고 있다가 순식간에 동점이 된 실망감과 강등권 탈출에도 실패한 원성이 모두 개리 멕슨 감독에게 돌아가며 팬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멕슨 아웃”을 외쳤다.

이 날 영국은 날카로운 바람에 눈, 비가 섞여 내려 추위가 매서웠다. 오른쪽 윙으로 풀타임 활약한 이청용도 추운지 긴팔 티셔츠에 장갑을 끼고 경기에 나왔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도 “영국에 진출한 이후 가장 추웠던 것 같다. 크게 지장은 없었지만, 아무래도 경기에 영향은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 볼턴은 초반 괜찮은 플레이를 펼쳤다. 이청용 역시 전반 18분 코너킥 상황에서 본인의 실수로 볼을 뺏기자 상대 선수에게 달라붙어 과감한 태클로 볼을 빼내는 등 팀을 강등권에서 구하기 위해 열심히 움직였다.

전반 9분 클라스니치의 선제골과 후반 15분 케빈 데이비드의 추가골까지 터져 예감이 좋았다. 특히 데이비드의 추가골이 터질 당시 헐 시티 선수들은 모두 맥 빠진 듯 경기장에 한동안 멍하니 서 있었고, 보아즈 마이힐 골키퍼는 허공에 대고 “NO!”를 외치며 거칠게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하지만 헐 시티는 8분 만에 두 골을 뽑아내는 근성을 보이며 승패를 원점으로 돌렸다.

헐 시티가 극적으로 동점을 만들자 평소 감정 표현을 잘 하지 않는 기자석의 기자들도 볼턴 팬과 헐 시티 팬으로 편이 갈려 볼턴 팬들은 탄식을, 헐 시티 팬들은 그 자리에서 일어나 환호성을 질렀다. 결승골을 뽑지 못한 채 경기종료가 다가오자 이청용도 지친 모습이 역력했다.

볼턴의 공격이 실패로 돌아갈 때마다 큰 한숨을 쉬며 실망감을 비쳤다. 종료 직전 날린 회심의 좌측 프리킥도 너무 길어 동료들에게 전달되고 못하고 경기장 밖으로 나가 경기는 그대로 2-2 무승부로 끝났다.

헐 시티 필 브라운 감독은 극적인 무승부에 기분이 좋은지 기자회견장에서 샴페인까지 따라 마시는 여유를 보였다. 하지만 그는 “우리는 3점을 득점할 수 있었다. 이길 수 있었다”고 아쉬워하기도 했다.

반면 팬들에게 “멕슨 아웃”이라는 야유를 듣고 있는 멕슨 감독은 어두운 표정이었고 “더 잘 했어야 했다. 두 골을 허용한 후 급습한 선수들의 실망감이 요인인 것 같다. 강등에 대한 팀 내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고 밝혔다.
맨체스터(영국) |전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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