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첫골 현장을 가다] 이청용, 위기설 ‘한방’에 잠재웠다

입력 2010-01-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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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청용. 스포츠동아DB

FA컵64강 링컨시티전 추가골 폭발

멕슨감독 경질후 첫 경기 주포 증명

볼턴홈피“모든 공격에서 핵심 역할”


3일 오전(한국시간) 볼턴과 링컨 시티의 FA컵 3라운드(64강)가 열린 볼턴 리복 스타디움에서 이청용의 득점포가 또 터졌다. 개리 멕슨 감독의 경질 이후, ‘이청용의 향후 입지가 걱정 된다’는 목소리가 불거져 나온 지 불과 3일. 이청용은 보란 듯이 영국 진출 이후 4호 골을 작렬시키며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고, 볼턴은 FA컵 4라운드(32강)에 진출했다. 작년 12월 30일 멕슨 감독은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시즌 중 갑작스럽게 경질됐다. 이에 다음 감독 부임 전까지 크리스 에반스 수석코치와 스티브 위글리 1군 코치가 임시 지휘봉을 잡고 있어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볼턴은 다시 한번 도약하기 위한 ‘터닝 포인트’가 절실했다.

사실 이날 상대였던 링컨 시티는 리그 투(League Two, 4부 리그)에 속해 있는 약체 중의 약체라 분위기 전환의 제물로 삼기에 더 없이 좋은 기회였다. 하지만 링컨 시티는 두터운 수비로 경기에 임했고, 볼턴은 고전을 면치 못해 전반을 0-0으로 마쳤다.

선수들의 사기를 위해서라도 꼭 이겨야 하는 경기였기에 어느 때보다 득점포가 절실했던 후반전. 볼턴은 드디어 상대의 자책골을 유도해내며 1-0으로 앞서나가기 시작했고, 2분 후인 후반 6분, 이청용의 천금같은 추가골이 터졌다. 이후, 케이힐과 마크 데이비스의 골이 차례로 불을 뿜어 볼턴은 오랜만에 4-0의 기분좋은 대승을 거뒀다. 볼턴의 첫 골이 상대 자책골이었음을 감안하면 이청용의 추가골은 선수들끼리의 패스워크, 그리고 패널티 박스 안에 있던 이청용 개인 기술로 만들어 낸 필드골이라 그 가치는 더해진다. 팀이 위기를 맞은 시점에서 이청용이 볼턴의 구세주가 된 셈이다. 이청용을 아끼던 멕슨 감독이 경질됐음에도 볼턴에서 그의 입지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는 신호이기도 하다.

볼턴의 공식 홈페이지에 게재된 매치 리포트 역시 “이청용은 볼턴의 메인 자원이다. 오늘 그는 볼턴의 거의 모든 공격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극찬하며 이청용은 볼턴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임을 시사했다. 비록 감독이 바뀔지라도 팀내 그의 비중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 분명하다. 이제 볼턴은 아스널 원정(7일)이라는 큰 산을 넘어야한다. 감독 경질 후 처음 갖는 강팀과의 경기에서 이청용이 또 다시 볼턴의 구세주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볼턴(영국) |전지혜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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