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가수 국이 “트로트 멜로디에 팝핀 춤 왜냐고요? 기발하잖아요”

입력 2010-01-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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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로트 가수 국이는 아역 탤런트부터 드라마 작곡가, 발라드 가수까지 다양한 경험을 지닌 음악가다. 김종원 기자|won@donga.com

‘미운정’으로 가수 데뷔 국이
최근 ‘미운정’으로 데뷔한 가수 국이(본명 김현국·24)는 ‘팝핀 트로트’라는 독특한 장르를 앞세운 가수다. 트로트 음악을 하면서 팝핀 춤을 추는 ‘기발한’ 크로스오버다.

예명마저도 ‘국이’여서, 언뜻 음악성보다는 얼핏 대중의 화제를 노리는 가수로 보인다. 하지만 일명 ‘목욕탕 소리’ ‘동굴 목소리’라 불리는, 울림이 묵직한 음성을 가진 국이는 노래뿐만 아니라 작곡 및 편곡, 춤, 연기력까지 두루 갖췄다. 이런 그에게 크로스오버는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백제예술대학 실용음악을 전공한 국이는 작곡가로 먼저 데뷔했다. 군 제대 후 가수 준비를 하던 2007년 OST 앨범 제작사의 공개 오디션에 뽑혀 KBS ‘아름다운 시절’을 시작으로 ‘엄마가 뿔났다’ ‘싱글파파는 열애중’ ‘미워도 다시 한번’ ‘솔약국집 아들들’ 등의 OST에 작곡가로 참여했다. 지난해 7월 발표된 혼성그룹 쿨 11집엔 편곡자로 참여했다.

그도 가수를 꿈꾸던 초기에는 발라드를 불렀다. 그러나 음악작업을 계속하면서 ‘새로운 것’에 대한 욕구가 생겨났고, 결국 트로트에 빠져들었다.

“흔히 ‘뽕’이라고 하죠. 저도 한국 사람이어서 그런지 트로트를 듣고 있으면 절절한 멜로디가 가슴에 와 닿아요. 이 멜로디에 빵빵한 사운드를 입히면 멋진 음악이 되겠다 싶었죠.”

그는 청소년 시절 춤도 췄다. 독학으로 배운 브레이크 댄스와 팝핀댄스로 2002년 아시아 청소년 댄스 페스티벌에서 입상했다. 더 거슬러 가면 그는 1996년 MBC ‘베스트극장-강릉가는 옛길’에 출연한 아역 탤런트다.

국이의 데뷔무대는 KBS 2TV ‘뮤직뱅크’였다. 노래를 부를 때는 코믹한 춤을 추다가, 간주에선 온몸의 관절을 튕기는 과격한 팝핀을 선보였다. 아이돌 가수들 틈에서 그의 ‘팝핀 트로트’는 무척 신선했다.

“이색적인 크로스오버이고, 처음 선보인 장르여서 생뚱맞을 수 있는데, 신선하다는 평가를 들어 보람 있었어요. 노래가 좋아 그런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었던 같아요.”

‘미운정’은 전문 트로트 작곡가가 아닌 쿨, 서지영 등의 음반을 프로듀스한 개미와 배짱이가 맡았다. 그는 앞으로도 트로트로 할 수 있는 다양한 음악을 해보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트로트를 재즈처럼 ‘멋있는 음악’으로 인정받도록 하고 싶다고 했다.

“흔히 트로트는 서민적이고, 재즈는 어렵고 학식 있는 사람들의 음악처럼 알고 있죠. 트로트가 음악적으로 (수준이)낮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김종원 기자|wo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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