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영 “6년 곰삭은 트로트…맛깔나죠?”

입력 2009-11-0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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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인 가수 이나영은 가요계에서는 드문 트로트 정규 음반을 발표하고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들을 수 있는 ‘네오트로트’ 장르를 선보였다. 양회성 기자|yohan@donga.com

가수 꿈꾸며 상경 치열한 데뷔 준비­…정규앨범‘꽃단장’ 내고 농익은 유혹
오직 트로트만을 부르기 위해 6년을 기다린 사람이 있다. 젊은 트로트 가수들이 대거 등장해 붐을 일으키기 전인 2003년 초 트로트를 자신의 길로 택하고 연습기간과 무대 경험을 합해 6년의 시간을 투자한 주인공은 이나영이다.

일찌감치 원하는 꿈을 정한 이나영(24)이 고향인 광주에서 혈혈단신 서울로 온 건 2003년의 일이다. 서울로 가겠다는 어린 딸의 고집은 부모도 말릴 수 없었다. 이나영은 “무엇이든 혼자 힘으로 해낼 수 있을 거라 믿었던 때”라고 당시를 돌이켰다.

하지만 세상은 쉽지 않았다. 음반 발표는 차일피일 미뤄졌고 그 사이 장윤정 박현빈 같은 젊은 트로트 스타들이 탄생했다. 기가 죽을 법도 한데 이나영은 “오기가 났다”고 말했다.

“6년은 짧은 시간이 아니에요. 단 한 번도 그만두고 싶다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저는 언제든 무대에 올라 누구보다 더 노래를 잘 부를 수 있었으니까요. 자신이 있었어요.”

이나영이 내세운 장르는 네오 트로트다. 3∼4년 전부터 젊은 가수들이 주로 택했던 정통 트로트와 댄스를 접목한 장르가 세미 트로트였다면 이나영은 남녀노소를 모두 공략하는 대중적인 트로트를 택했다.

노래 한 두곡을 담은 미니 앨범이 아닌 정규 음반으로 데뷔한 것도 그동안 이나영이 얼마나 오랜 시간 치밀한 준비를 해왔는지를 드러낸다. 간드러지는 창법이 단연 돋보이는 타이틀곡 ‘꽃단장’을 포함해 10곡을 담았다. 그녀의 노래들은 방송은 물론 각종 행사 무대에 안성맞춤인 편안하고 경쾌한 매력이 담겼다.

실제로는 수줍음을 많이 타는 성격. 하지만 무대에 올라가거나 카메라 앞에만 서면 언제 그랬냐는 듯 숨겨놓은 끼를 발산하는 것도 그녀만의 재능이다.

“트로트를 정규 음반으로 발표하는 사례는 거의 없어요. 그런데도 정규를 택한 건 오래 참았던 만큼 무게감이 있게 데뷔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제 음반을 통해 트로트를 즐기는 연령대가 더 낮아지고 다양해지면 좋겠어요.”

이나영은 사실 이름부터 눈길을 끈다. 톱스타인 배우 이나영과 같기 때문. 본명은 이슬. 이나영으로 예명을 정한 이유는 “대박이 날 이름”이라는 주위의 권유를 받고 나서다.

“데뷔를 앞두고 유명하다는 작명소를 찾았는데 본명보다는 이나영이 알맞다고 하더라고요. 거금을 주고 얻은 이름이에요. 앞으로 이름값은 해야죠. 하하.”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양회성 기자|yoh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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