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해 “호랑이 해…두 토끼 사냥”

입력 2010-01-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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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척시청 정지해는 혜성처럼 한국 여자핸드볼의 에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상으로 받은 백호 인형을 어깨에 달고 취재에 응하는 기지까지 발휘했다.

핸드볼큰잔치 개막전 MVP…“최우수 선수+우승 내거야”
“개인적인 목표요? 최우수선수상이요!”

몇 년간의 설움을 떨쳐서일까, 말 한마디에도 자신감이 묻어났다. 3일, 2010SK핸드볼큰잔치가 열린 서울올림픽공원 제2체육관. 삼척시청은 대구시청과의 여자부 개막전을 24-21로 승리했다. 6골을 몰아넣으며 경기 MVP로 선정된 센터백 정지해(25·삼척시청)는 부상으로 받은 백호(白虎) 인형을 안고 활짝 웃었다.

2009년은 정지해의 전성시대였다. 다이소핸드볼슈퍼리그 MVP에 이어, 숙원이던 국가대표 발탁. 12월, 중국에서 열린 세계여자핸드볼선수권에서는 대표팀의 센터백 자리까지 꿰찼다.

항상 대표팀 최종엔트리에서 고배를 마셨던 그녀였기에 기쁨은 더 컸다. ‘왜 나는 안되는 걸까, 나는 영원한 국내용인가’라는 좌절감. 정지해는 “솔직히 2008베이징올림픽 때는 중계방송에 시선을 주는 것도 어려웠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이제는 당당히 2012런던올림픽에서 코트를 누비는 꿈을 꾼다.

2009년이 도약의 한 해였다면, 2010년 정지해의 목표는 최고선수로 자리매김하는 것. MVP를 위해서는 여자부 최강 벽산건설을 넘어 소속팀에 우승을 선사해야 한다. 평소에는 “내 아들”이라고 할 만큼 친하지만, 경기장에서만큼은 필생의 라이벌인 김온아(21·벽산건설 센터백)와의 맞대결도 관심사. 삼척시청 이계청 감독은 “벽산건설과의 경기는 수비에서 승부가 갈릴 것으로 보이는데, 정지해가 힘도 좋고 수비 범위도 넓어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남자부에서는 주축선수들의 군 입대로 단 9명의 선수가 경기에 나선 충남도청이 원광대를 30-25로 꺾었다. 조선대는 강원대를 29-18로 이겼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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