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다이어리] ‘행운의 상대’ 핀란드 전화위복의 기회로!

입력 2010-01-15 14:2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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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06년 전훈서 승…팀 부진 흐름 바꿔
허정무호가 남아공 현지 적응훈련을 끝내고 2차 전지훈련지인 스페인 말라가로 떠났습니다. 작년 시즌을 마치고 제대로 몸도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대표팀은 정말 힘겹고 치열한 과정을 거쳤지요. 당장 결과가 좋지 않다고 탓할 필요는 없습니다. 어디까지나 우리는 6월이 최종 종착지니까요. 더구나 우리가 그토록 자랑해 마지않는 유럽파가 모두 불참하지 않았습니까.

한국 축구에 제대로 된 해외 전지훈련 시스템이 갖춰진 것은 2002한일월드컵 사령탑 거스 히딩크 감독의 부임 이후입니다. 특히, 월드컵이 열리는 당해 연 초에 실시되는 수 십일에 걸친 해외 훈련.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끌었던 4년 전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대부분이 올해와 닮은 꼴처럼 느껴집니다. 당시에도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를 시작으로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홍콩과 미국 LA를 거쳐 시리아 알레포까지 장장 41일 간의 실전을 겸한 강화 훈련을 실시했지요.

물론, 당시 월드컵 개최국인 독일은 거치지 않았지만 굳이 평가전 상대를 구하기 어려운 유럽으로 떠날 필요가 없다는 이유가 더욱 컸습니다.

고지대 등 또 다른 변수들을 의식할 필요도 없었을 테고요.

남아공에서 장소를 옮긴 허정무호는 18일 핀란드와 말라가에서 평가전을 갖습니다. 남아공월드컵 조별 리그에서 만날 그리스를 의식한 상대죠.

4년 전에도 우린 핀란드와 리야드에서 친선 경기를 했습니다. 결과는 박주영의 결승골로 1-0 승리. 1무 1패 초반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던 아드보카트호에 큰 힘이 됐음은 물론입니다.

공교롭게도 그 때 역시 ‘4년 전 추억을 되살리자’는 보도가 나왔답니다. 히딩크호는 북중미 골드컵을 포함, 7경기 연속 무승(3무 4패)을 기록하다가 2002년 3월 황선홍의 2골에 힘입어 핀란드를 2-0으로 꺾으며 월드컵 4강 진출의 발판을 놓았지요. 더 재미있는 사실은 당시 핀란드전이 스페인(카르타헤나)에서 열렸다는 점이랍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핀란드는 참으로 우리에게 행복한 추억을 남겨온 상대라고 할 수 있겠네요. 축구 팬 여러 분, 대표팀이 부진해 불안하시다고요?

걱정마세요. 저희에게는 ‘행운의 상대’ 핀란드가 있잖아요.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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