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는 야구 롤러코스터] 과연 두산=육상부…이적곰 이현승 헉헉

입력 2010-02-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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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계 뒷담화…이제는 말해 볼래요”

야구판 뒷담화를 긁어모아 탐구해보는 롤러코스터 베이스볼 시간이에요. 황당하기도 하고 배꼽 잡는 얘기도 있지만 가슴 뭉클한 감동스토리도 있어요. 야구인들간의 끈끈한 정을 느낄 수 있는 진정성 있는 롤러코스터, 이제부터 시작해보려 해요.


두 산 전훈, 히어로즈와 달라요
매일 달려요…쉬지 않고 달려요
이적곰 이현승 입에 거품물어요
결국 허벅지에 탈나고 말았어요



○곰 지옥훈련에 넉다운된 이현승

곰 열차 갈아탄 이현승이 전훈에서 혼쭐나고 있어요. 이 팀은 주종목이 야구인지, 육상인지 모르겠어요. 매일 달려요. 눈만 뜨면 달려요. 쉬지 않고 달려요. 하체 나름 자신 있었는데 기본기 중시하는 두산의 빡센 훈련에 결국 탈났어요. 허벅지 근육 찢어져 절뚝거려요. 하지만 아픈 것보다 주위 시선이 더 부담스러워요. 일부러 다친 것도 아닌데 괜히 밥 먹는 것도 눈치 보여요. 다른 선수들이 스트레칭 하는 동안에는 1시간이고 2시간이고 트랙을 돌아요. 사고치고 벌 받는 불량학생 된 기분이에요. 갈비뼈 실금간 ‘부상 동지’ 이용찬, 옆에서 현실 일깨워줘요. “여기는 다치면 죄인이에요.” 다행히 금세 나았어요. 21일 첫 실전 피칭에서 구속도 잘 나와요. 속으로 외쳐요. ‘살았다!’ 아프지 않은 것보다 눈칫밥과 결별한 게 더 기쁜 이현승이에요.


○칸베 코치가 KIA를 떠난 진짜 이유

얼마 전 KIA 미야자키 캠프에 일본인 할아버지 찾아왔어요. 자그마한 체구에 동그란 안경. 인자한 인상의 할아버지를 보자 조범현 감독, 코칭스태프, 선수들 모두 반갑게 맞아줬어요. 주인공은 2년 동안 투수코치였던 칸베 토시오예요. 칸베 전 코치는 KIA 투수진을 세대교체한 일등공신이에요. 양현종을 키웠고 곽정철도 발굴했어요. 하지만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 직후 일본행 비행기 탔어요. 붙잡고 또 붙잡았지만 “건강이 좋지 않아서 어쩔 수 없다”며 홀연히 떠났어요. 하지만 나중에 알았어요. 칸베 전 코치, 일본 귀국 후 큰 수술 받았대요. 지난 시즌 막바지부터 심장이 좋지 않았다나 봐요. 내색하지 않고 한국시리즈 살얼음 승부를 함께 한 거였어요. 다행히 수술 경과 아주 좋대요. 그래서 일본에서 훈련 중인 옛 제자들 보기 위해 캠프를 찾았어요. 칸베 전 코치는 “더 이상 한 팀은 아니지만 마음속으로 항상 응원하겠다”며 푸근한 인정까지 남겼어요. 국적 떠나 야구로 맺어진 정은 어딜 못 가나 봐요.

쉬는날 삼성직원 파친코에 가요
3년전 거기서 대박을 맞았대요
이런 우라질…기계가 몰라봐요
본전 찾을 때까지 매일 갈거래요





○기계가 알아볼 때까지 쭈욱∼ 갈래요!

올해 우승후보 KIA, SK, 두산만 있는 게 아니에요. ‘다크호스’ 찜 쪄 먹을 ‘다크라이온’도 있어요. 사자들, 12년 만에 가을잔치 못 나가고는 자존심 많이 상했나 봐요. 지난해 말 신비로운 영약 장원‘삼’ 구해오고, 스프링캠프에서는 사자 코털까지 휘날리며 거품 물고 있어요. 훈련량? 당연 많아요. 엄살? 괜히 부렸다간 곧바로 경‘산’으로 쫓겨나요. 그래도 낙은 있어요. 나흘에 한번씩 찾아오는 휴식일이에요. ‘호랑이 선생님’ 못지않은 ‘사자선생님’도 이날만은 노터치예요. 구단 직원들도 이날은 누구 눈치 안 봐요. 그런데 얼마 전 휴식일에 파친코 찾은 구단 직원 깜짝 놀랐어요. 3년 전 같은 장소에서 ‘대박’ 터뜨렸는데 이게 웬걸? 그동안 기계가 날 잊었나 봐요. 귀국하려면 이제 열흘도 안 남았는데…. “열흘 동안 기계가 날 알아볼 수 있을라나?” 오키나와의 하루하루가 소중한 것 같대요.


○SK,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잘 먹는데….


오키나와 SK 캠프에 천재지변 일어났어요. 지진? 쓰나미? 아니에요. 선수단이 무려 3일간 휴식을 받은 대사건이에요. 영감님 취임 이래 처음 있는 일이에요. 사연인 즉, 이래요. SK 전훈 일정은 4일 훈련 1일 휴식이에요. 일정상 지난주 토요일이 휴일이었어요. 그런데 금요일 밤부터 야간훈련 까주더니 일요일 아침 훈련도 오전 11시로 늦춰줬어요. 니혼햄, 주니치 일본팀과의 평가전 내용과 결과가 좋아서 생긴 특별포상이래요. 하지만 정작 선수들은 나가서 놀지 못해요. 고지처럼 날씨가 나빴던 이유도 아니에요. “이거는 음모일 수 있다. 영감님이 이러다가 갑자기 호출할지 모른다”며 경계하다 날 샜어요. 누구는 SK더러 ‘지는 법을 잊었다’고 하지만, 아니에요. 훈련만 하다 노는 법도 잊은 거 같아요.


○산책하느니 아침밥?

아침형 인간? 야구선수들에겐 딴 나라 얘기에요. 야간경기 끝나고 새벽에 잠드는 게 버릇이고 점심때나 돼야 눈비비고 일어나요. 그런데 요즘 LG투수들 모두 아침형 인간으로 변했대요. 발단은 김용일 트레이닝코치였어요. 선수들에게 “아침밥 챙겨먹는 선수가 장수한다”고 조언해요. 선수들,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실천 안 해요. 옆에 있던 윤학길 투수코치가 거들어요. “아침에 밥 먹을래? 새벽에 산책할래?” 선수들 화들짝 놀라 “차라리 밥 먹겠다”며 식당으로 집합하기 시작해요. 오전 7시 반. 남들에겐 아침이지만 선수들에겐 꼭두새벽이에요. 처음엔 아침밥인지 모래알인지 모르겠더래요. 하지만 사이판에서 시작해 오키나와까지 내내 챙겨 먹다보니 이젠 꿀맛이에요. 식비는 더 나가지만 LG관계자들 흐뭇한 웃음 지어요. 모래알 같던 선수들 사이, ‘아침밥 팀워크’로 잘 지어진 아침밥처럼 차지게 변했기 때문이에요.


○남들은 다 바뀌었다는데….

사이판 스프링캠프, 산악구보 했어요. 훈련시간도 늘었어요. 선수들은 “우리 감독 변했네”라며 혀를 내둘러요. 지난해까지 체력훈련에 별 비중 안 뒀던 감독, 바뀌었어요. 주변에선 다 변했다고 하는데 로이스터 감독은 박박 우겨요. “난 원래 그런 스타일이었다. 한국 스타일로 바뀐 게 아니다.” 메이저리그 출신 감독이라고 자존심이 있나 봐요. ‘변방국’ 한국에 와서 지도자 생활하는데 한국식으로 변했다는 말, 듣기 싫은 모양이에요. 두 번 포스트시즌에서 딱 1승만 거둔 감독이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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