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겼다…다만 심판만 인정안할 뿐”

입력 2010-02-26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최광복 코치 “억울하지만 다음 경기 집중”
“우리는 분명히 이겼다. 심판들만 우리를 인정하지 않을 뿐이다.”

쇼트트랙 여자대표팀 최광복(36) 코치의 얼굴에서는 잔뜩 억울함이 배어났다. 압도적 레이스로 경기를 지배하고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심판진의 판정 때문에 눈앞에서 금메달을 도둑맞았으니 안타까움과 답답함, 분노가 뒤범벅될 수밖에 없음은 당연하다.

최 코치는 먼저 “쇼트트랙은 판정이 내려지면 규정상 번복할 수 없다. 주심의 결정에 항의할 권한이 없다”며 승복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개탄한 뒤 “심판이 한국에 불리한 사람들인 줄 알면서도 제대로 준비를 못 해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아 아쉽다”고 자책했다. 최 코치는 특히 “김민정이 반칙한 상황이 됐지만 선수를 질타해서는 안 된다. 선수는 자기 판단을 믿고 경기를 치른다. 절대 선수에 대한 오해가 있어서는 안 된다”며 부모와 같은 심정으로 선수보호를 강조했다.

한국의 실격을 판정한 주심 제임스 휴이시와의 악연에 대해서도 정확히 알고 있었다.

최 코치 역시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동계올림픽에서 ‘김동성-오노 사건’의 오심을 내렸던”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미 심판진의 성향을 파악해서 대책을 많이 세웠다. 어제도 선수단 미팅을 통해 선수들에게 ‘조금만 스쳐도 불리한 판정이 나올 수 있으니 주의하라’고 주의를 줬다. 하지만 결국 실격을 당했고, 결과적으로 준비를 잘 못한 꼴이 됐다”며 사전에 판정 불이익에 대비했음을 감추지 않았다. 최 코치는 끝으로 “아직 1000m가 남아있다. 경기는 이미 끝났고 지난 일을 생각해봤자 마음만 아프다. 다음 경기에 집중하겠다”며 “우리는 분명히 계주에서 이겼다. 다만 심판들만 우리를 인정하지 않을 뿐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밴쿠버(캐나다)|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 다시보기 = 판정논란 여자 쇼트트랙 계주 실격패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