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트랙] 올림픽 오심 잔혹사

입력 2010-02-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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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마다 어이없는 실격에 채점 실수
2002년 쇼트 김동성 금메달 빼앗겨


스포츠에서는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는 말이 있다. 심판도 인간이기 때문에 순간적인 플레이를 놓쳐 실수를 할 수 있어서다. 그러나 실수가 아닌 의도적인 편파판정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국력과 스포츠 외교력에 따라 판정이 달라진다면 스포츠의 존재이유를 찾을 수 없다. 역대로 한국이 동·하계 올림픽 무대에서 ‘명백한 오심’에 의해 희생된 사례들을 돌아본다.


○2000시드니-야구

프로선수들이 처음 출전한 대회. 김응룡 감독이 이끈 한국 대표팀은 준결승에서 토미 라소다 감독이 지휘한 미국을 만났다. 한국이 2-1로 리드를 이어가자 7회말 야구 종주국 미국의 자존심을 살려주기 위한 ‘검은손’이 작용하기 시작했다. 번트를 대고 뛰던 미국의 킨케이드가 1루수 이승엽에게 명백히 태그아웃됐지만 1루심은 세이프를 선언했다. 이어 덕 민케이비치의 우전안타 때 1루주자 킨케이드가 3루에서 오버런을 하며 태그아웃됐지만 3루심 역시 세이프. 결국 심판의 의도대로 7회에 동점을 허용한 한국은 2-3으로 역전패하며 결승진출에 실패했다.


○2002솔트레이크시티-쇼트트랙 김동성

남자 쇼트트랙 1500m에서 김동성은 압도적인 실력차이로 경쟁자들을 따돌리며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러나 당시 미국의 아폴로 안톤 오노가 레이스 도중 신체접촉이 없었음에도 양손을 들어올리며 ‘헐리우드 액션’을 취하자 심판은 경기 후 김동성을 실격으로 처리했다. 금메달도 오노에게 넘겨주고 말았다.




○2004아테네-체조 양태영

양태영은 남자 기계체조 개인종합 경기에 나서 5번째 종목인 평행봉에서 스타트 점수 10점짜리 연기를 펼쳤다. 그러나 심판진은 9.9점으로 판정했고, 양태영은 철봉연기에서 미국의 폴 햄에게 역전을 허용하며 은메달에 머물렀다. 당시 국제체조연맹(FIG)은 비디오 판독 끝에 평행봉 점수 채점이 오심이었다고 인정하면서 해당 심판을 징계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번 정한 메달은 바뀔 수 없다”고 못을 박았다.


○2008베이징올림픽-여자 핸드볼

노르웨이와의 준결승전에서 한국은 종료 6초전 득점에 성공하며 28-28로 극적인 동점을 만들었다. 기쁨도 잠시. 노르웨이에 버저비터를 허용하며 패하고 말았다. 비디오 판독 결과 노르웨이의 골은 종료 버저가 울리고 난 뒤 골라인을 통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제핸드볼협회 심판위원장은 “편파판정 근절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오심을 인정했지만 결과는 뒤집을 수 없었다.

여자 대표팀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 결승전에서도 명승부를 펼쳤지만 심판의 악의적인 편파판정에 울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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