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올림픽] 김연아, 한국 피겨 사상 첫 금메달 쾌거(종합)

입력 2010-02-26 13:3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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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퀸' 김연아(20.고려대)가 세계 피겨스케이팅 역사를 새로 썼다.

김연아는 26일(한국시간) 캐나다 퍼시픽 콜리세움에서 열린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프리스케이팅에서 150.06점을 기록, 쇼트프로그램(78.50점) 점수를 합쳐 총점 228.56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연아의 프리스케이팅 점수는 지난해 10월 그랑프리 1차 대회에서 세웠던 프리스케이팅 역대 최고점(133.95점)을 16.11점 앞선 경이적인 기록이다.

또 김연아는 총점에서도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역대 최고점(210.03)을 18.53점이나 경신하면서 명실상부 세계 여자 피겨 최강자로 우뚝섰다.

이로써 김연아는 동갑내기 라이벌 아사다 마오(일본)를 제치고 한국 피겨 사상 첫 금메달을 목에 건 주인공으로 탄생했다. 아시아 선수로는 지난 2006년 토리노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거머쥐었던 일본의 아라카와 시주카에 이어 두 번째 이룬 쾌거다.

특히 김연아는 지난 1992년 알베르빌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크리스티 아마구치(미국) 이후 18년 만에 올림픽에서 쇼트 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을 모두 석권한 '얼음여왕'으로 등극했다.

1994년 릴레함메르의 옥사나 바이울(우르라이나), 1998년 나가노의 타라 리핀스키(미국), 2002 솔트레이크시티의 사라 휴즈(미국), 2006년 토리노의 시즈카 아라카와(일본) 모두 프리스케이팅에서 1위를 차지하며 금메달을 차지한 바 있다.

반면 쇼트 프로그램에서 자신의 시즌 베스트를 기록해 역전 금메달을 노렸던 아사다는 앞서 환상적인 연기를 펼친 김연아에 대한 부담감을 이기지 못하고 두 차례나 점프 실수를 범하며 131.72점을 받아 총점 205.50점으로 은메달에 그쳤다.

그러나 심판들은 아사다의 점프 실수를 감점처리하지 않고 높은 점수를 부여해 '일본선수 봐주기'에 대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동메달은 캐나다의 조애니 로셰티가 차지했다. 조애니 로셰티는 대회 기간 중 어머니가 심장마비로 사망한 충격을 딛고 메달을 따내 진정한 올림픽 정신을 실천한 선수로 기억됐다.

12번째 순서로 출전한 '제2의 김연아' 곽민정(16.군포수리고)은 점프에서 한 차례 실수를 범했지만,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뽐내며 화려한 올림픽 데뷔전을 장식했다.

곽민정은 102.37점을 받아 쇼트 프로그램(53.16) 점수를 합쳐 총점 155.53점을 기록했다.

경기가 끝난 뒤 곽민정은 "쇼트에 이어 이날도 떨린 건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마음을 비우고 훈련대로 하려고 노력했다. 예전에는 실전에서 연습 때만큼의 기량을 보여주지 못해 아쉬웠다. 하지만 올림픽이라는 큰 대회에 나와서 경험만 쌓고 돌아가려고 했는데 좋은 성적을 내 찡했다"고 밝혔다.

김연아의 '강심장'이 올림픽 무대에서도 빛을 발했다.

이날 24명의 프리스케이팅 진출자 중 21번째로 빙판에 모습을 드러낸 김연아는 푸른색 의상을 입고 조지 거쉬 작곡의 '피아노 협주곡 F장조' 선율에 맞춰 연기를 펼쳤다.

첫 과제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성공시킨 김연아는 이어진 트리플 플립과 더블 악셀-더블 토루프-더블 루프 콤비네이션까지 멋지게 뛰면서 절정의 점프 감각을 자랑했다.

플라잉콤비네이션 스핀과 스파이럴 시퀀스로 호흡을 가다듬은 김연아는 다시 '점프의 정석'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더블 악셀-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비롯해 트리플 살코, 트리플 러츠로 이어지는 마(魔)의 점프 구간까지 차분하게 넘어간 김연아는 스텝 연기에 이어 마지막 점프인 더블 악셀까지 완벽하게 소화하면서 무결점 연기로 4분10초의 연기를 마무리했다.

김연아는 경기가 끝난 뒤 자신의 연기에 대만족한 듯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퍼시픽 콜리세움을 꽉 메운 관중들은 세계 피겨여왕의 환상적인 연기에 감탄한 듯 우레와 같은 환호와 함께 기립박수를 보냈다.

키스앤크라이존에 들어서 초조하게 판정를 기다리던 김연아는 세계 최고 기록을 획득하자 브라이언 오서 코치와 포옹을 나누며 기뻐했다.

김진회 동아닷컴 기자 manu35@donga.com




▲ 다시보기 = 김연아, 쇼트프로그램 퍼펙트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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