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金연아 일문일답
쇼트이어 프리서도 클린한 것은 처음꿈을 이뤘다…이 순간을 즐기고 싶어
피겨 꿈나무들 날 보며 희망 키우길…
김연아(20·고려대)는 침착했다. 불과 두어 시간 전에 엄청난 연기와 점수로 올림픽 금메달을 거머쥔 선수처럼 보이지 않았다. 금세 평정심을 되찾은 김연아는 26일(한국시간) 밴쿠버 메인미디어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꿈을 이뤘기에 지금 이 순간을 즐기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 엄청난 훈련량과 부담감을 이겨낸 비결은.
“예상보다 올림픽 준비 기간이 어렵지는 않았다. 그 어느 때보다 컨디션이 좋았고, 더 마음을 비워야겠다는 생각으로 편안하게 했다. 무엇보다 잘할 자신이 있었다.”
- 점수가 나왔는데 어떤 생각이 들었나.
“연기 끝나고 점수보다는 모든 게 끝났다는 느낌밖에 없었는데, 생각지도 못한 점수가 나와서 너무 놀랐다. ‘이런 점수도 가능한가’ 싶기도 했다.”
- 연기가 끝나자마자 눈물을 흘렸는데.
“울 거라고는 생각 못 했다. 그동안 다른 선수들이 우는 모습을 보면서 어떤 느낌인가 궁금했는데, 결국은 나도 울게 됐다. 원했던 것을 이뤄서 그런 것 같다. 시상대에 서 있을 때는 조애니 로셰트(캐나다)가 먼저 메달을 받고 우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애국가가 끝났을 때도 울어버렸다.”
- 꿈꿨던 올림픽 연기를 했나.
“꼭 클린 프로그램으로 챔피언이 되고 싶다는 꿈이 있었다. 시니어 데뷔 후 쇼트와 프리를 모두 클린한 것은 처음이다. 그걸 올림픽에서 해냈다는 게 기쁘다. 많은 분들이 칭찬해주시는데, 나 또한 최선을 다했고 만족스럽다.”
- 아사다 마오(일본)를 라이벌로 여겼나. 경기 후에는 무슨 대화를 나눴나.
“아사다 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과도 모두 경쟁한다고 생각했다. 결과가 나온 후에는 서로 축하한다고 얘기하고 포옹한 게 전부다.”
- 한국 피겨 역사에 새 시대를 열었다.
“어릴 때 올림픽 경기를 많이 봤고, 올림픽에 참가한 선수들을 보면서 성장했다. 지금 한국의 어린 선수들이 내가 꿈을 이루는 모습을 보면서 좀 더 큰 목표를 갖고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
- 김연아에게 브라이언 오서 코치는 어떤 존재인가.
“그와 올림픽을 함께 하게 돼 정말 영광이고 행운이다. 많은 코치들께 도움을 받아왔지만, 오서 코치는 시니어 정상급 선수로서 느끼는 마음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선수 입장에서 얻을 수 있는 도움을 더 많이 받은 것 같다.”
- 향후 진로는.
“막 올림픽이 끝났기 때문에 진로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지 않았다. 당장 다음달 세계선수권에 참가해야 한다. 시즌이 끝나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밴쿠버(캐나다)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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