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장윤정’으로 통하는 신인 트로트 가수 김단아. 그녀의 꿈은 ‘전국노래자랑’ 무대에 서는 거다.
동요보다 트로트가 더 땡겼어요
박명수 선배는 저의 정신적 지주!
전국노래자랑 서면? 계타는 거죠
“‘전국노래자랑’에서 축하 공연하는 게 내 인생의 정기적금을 타는 거죠.”
간드러지는 콧소리와 트로트의 묘미인 꺾기가 제대로다. 밀양아리랑 가요제와 박달가요제, 진주가요제 등 지방 가요제에서 대상과 금상을 싹쓸이하며 지방에서는 ‘제2의 장윤정’으로 통하는 신인 트로트 가수 김단아(27). 공교롭게도 그녀의 본명도 윤정이고, 가수로 꿈꾸는 소망도 “선배가수 장윤정처럼 노래하고 싶다”는 것이다.
초등학생 때부터 트로트 가수가 꿈이었던 그녀는 동요보다 트로트를 먼저 불렀다.
“전 오로지 ‘트로트! 트로트!’를 입에 달고 살았어요. 청소년 시절 친구들은 댄스 등 가요를 좋아했는데, 저는 ‘당신은 제비처럼’ ‘수은등’ 등 오래된 트로트만 불렀죠. 커서 트로트 가수가 되고 싶었지만 길이 막막했어요. 그래서 혼자 지방에서 열리는 온갖 가요제란 가요제는 다 뛰어다녔어요.”
그러다가 그녀의 인생을 뒤바꿀 기회가 찾아왔다. 한 지방 가요제에서 그녀의 노래를 들은 현재의 소속사 대표가 그녀의 가능성을 인정하고 서울로 데려왔다. 그녀는 구미에서 다니던 안정된 직장도 버리고 꿈에 한 발자국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모험을 선택했다.
“5년 이상 잘 다니던 직장을 포기했죠. 금융권이라 꽤 안정됐는데, 그래도 꿈을 이루는 거라 두 번 생각하지 않았어요.”
김단아는 서울에 올라와 오디션을 보는 자리에서 개그맨 박명수를 만났다. 심사위원자리에 앉아있던 박명수는 새 소속사 선배이자 후배 가수로 그녀를 심사했다. “장윤정 선배의 ‘콩깍지’와 ‘첫사랑’을 불렀더니 ‘목소리에 홀렸다’고 마음에 드신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계약한 뒤에 ‘그 때 외모를 꼼꼼하게 안 봤다며 목소리에 낚였다’고 푸념하셨어요. 소녀시대 같은 얼굴에 노래까지 잘 하면 얼마나 좋겠냐며. 하하하”
박명수는 김단아의 데뷔 싱글 앨범인 ‘정기적금’의 기획자로 나섰다. 뮤직비디오에도 출연하며 전폭적인 도움을 아끼지 않았다. “아무래도 제 얼굴이 많이 안타까웠나봐요.(웃음) 박명수 선배가 쌍꺼풀 수술을 잘(?)하는 성형외과도 직접 소개해주셨어요.”
김단아의 데뷔 앨범에는 ‘찍어줘요’ ‘살아요’, ‘당신은 나빠요’와 함께 타이틀곡 ‘정기적금’ 등 총 4곡이 수록돼 있다. 이 가운데 타이틀곡인 ‘정기적금’은 박명수의 히트곡 ‘바다의 왕자’의 작곡가가 만들었다. “20대의 여자가 ‘정기적금’을 타서 시집을 가겠다는 발랄한 내용이에요. 10대에서 3∼40대까지 누구나 쉽게 따라 부를 수 있고, 가사가 귀에 쏙쏙 들어와요. 이 곡을 히트를 쳐서 트로트 가수의 ‘뮤직뱅크’인 ‘전국노래자랑’에 서고 싶어요. 그게 제 인생의 ‘정기적금’을 타는 일이에요.”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