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뜨거운 승부, 치열한 정보전

입력 2010-03-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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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이 한국-코트디부아르전의 출전선수명단을 확인하며 무언인가를 적고 있다.

“부담 없이 맘 편하게 해라. 너희가 가진 걸 한껏 표출해보자.”

월드컵 개막 전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한 마지막 A매치. 킥오프를 앞두고 허정무 감독은 이렇게 주문했다.

3일(한국시간) 벌어진 코트디부아르와의 평가전. 한창 승승장구하다 2월 일본 도쿄에서 개최된 동아시아선수권에서 예기치 못한 어려움을 겪었던 허정무호였기에 이 경기에 걸었던 기대는 어느 때보다 높았다.

그래서일까. 한국의 플레이는 초반부터 경쾌했고, 활기찼다. 월드컵 본선 상대국 그리스, 나이지리아, 아르헨티나에서 우리의 전력을 분석하기 위해 누군가 찾아왔을지도 모른다는 부담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당당하게 대처했다. “누가 오더라도 상관 없다. 두렵다고 숨길 필요도 없다. 이미 우리 전력은 만천하에 다 드러났다.”

물론 지나친 자신감이 아니다. 어차피 한국도 이날 동시다발적으로 A매치가 열린 곳곳에 전력분석 요원을 파견했다. 그리스-세네갈 전에는 박태하 코치와 김세윤 비디오분석관을, 아르헨티나-독일전이 열린 뮌헨에는 잉글랜드 출신 기술분석관을 보내 상대의 일거수일투족을 점검했다. 나이지리아가 콩고민주공화국과 평가전을 갖는 나이지리아까지 작년 FIFA 17세 이하 청소년월드컵 때 한국의 8강을 이끈 송경섭 수석코치를 보냈다.

교민들과 붉은 악마 원정대가 열띤 서포팅을 펼친 본부석 스탠드 곳곳에서 양 팀 출전 명단을 확인하며 수첩에 뭔가를 적는 외국인도 간혹 보였지만 이들은 한사코 자신의 정체를 밝히길 꺼려했다.

취재 경쟁도 뜨거웠는데, 특히 코트디부아르와 한 조에 편성된 브라질과 포르투갈 취재진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 중 일부는 한국 기자들에게 “북한에선 아무도 오지 않았느냐”고 물어와 눈길을 끌었다.

런던(영국)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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