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본색 시즌2’ 개봉박두! KIA 김상현(오른쪽)이 17일 시범경기 SK전에서 1회말 좌중월2점홈런을 날린 뒤 최희섭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8회에는 밀어쳐 솔로홈런을 뽑아내면서 하루 2방의 홈런을 폭발했다. 최희섭도 함께 홈런포를 가동했다.
KIA도 ‘타순실험 붐’ 동참 대성공
중심타선의 색다른 조합. 메이저리그 역대 최강 듀오로 꼽히는 베이브 루스와 루 게릭은 3번과 4번 타순이 항상 고정이었다. 그러나 일본 최고의 콤비 왕정치와 나가시마의 ‘ON포’는 달랐다. 주로 3·4번을 맡았지만 컨디션과 상황에 따라 자리를 바꾸며 10년간 요미우리 전성기를 이끌었다. 2010년 한국프로야구도 중심타선 조합의 새로운 실험이 활발하다. 그리고 대성공을 거두고 있다.KIA 김상현은 3번으로 나선 17일 광주 SK전에서 좌우 펜스를 연달아 넘기며 폭발했다. KIA 조범현 감독은 이날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안긴 ‘CK포’에 조심스러운 실험을 시작했다. 최희섭이 잠시 부진했던 5월을 제외하면 KIA는 지난해 4번 최희섭-5번 김상현으로 이어지는 ‘CK포’로 시즌을 치렀고 한국시리즈에서도 변함이 없었다. 하지만 조 감독은 17일 시범경기 SK전에서 3번 김상현-4번 최희섭 카드를 꺼내들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김상현은 1회 1사 1루서 정우람을 상대로 좌중월2점홈런을 터트렸고 최희섭은 김상현이 볼넷으로 출루한 4회 장외 우중월3점홈런을 날렸다. 5회 최희섭이 교체되기 전까지 ‘CK’포가 아닌 ‘KC’포는 2홈런 포함해 4안타 5타점으로 폭발했다. 김상현은 최희섭이 떠난 5회 이후에도 6회 볼넷으로 출루하고, 8회에는 이승호의 바깥쪽 슬라이더를 밀어쳐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솔로홈런을 터트렸다. 이날 ‘3번 김상현’의 성적은 2홈런 3타점 2볼넷으로 완벽했다.
김상현은 “(최)희섭이 형은 앞에 있어도, 뒤에 있어도 항상 든든하다. 타순에 큰 의미를 두기보다는 중요한 순간 안타를 쳐서 팀이 승리하는데 보탬이 되고 싶다. 아직 밸런스가 완벽하지는 않지만 개막 전까지 완벽한 컨디션을 찾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조 감독은 “타순을 실험해봤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 시즌 때도 상황에 따라 써먹을 수 있을 것 같다. 괜찮았다”고 만족해했다.
두산 김현수 역시 타순의 새로운 조합으로 빛을 발하고 있다. 두산 김경문 감독은 시범경기 시작과 함께 김동주를 5번으로 내리고 대신 김현수를 4번에 세웠다. 김 감독은 “이종욱, 고영민, 이성열 등을 1∼3번에 배치해 테이블세터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설명하며 “발 빠른 1∼3번이 김현수∼김동주∼최준석으로 이어지는 힘있는 타자들로 연결되면 시너지효과가 클 것”이라고 예측했다. 결과는 역시 대성공. 예상대로 김현수는 시범경기 9게임에 4번타자로 출장해 30타수 12안타(타율 0.400) 1홈런 8타점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광주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