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그에게도 고민이 있다. 슬라이더가 성에 차지 않아서다. 손목을 많이 틀어서 던지다 각이 무뎌진다는 게 문제점. 그래서 지난해 말 KIA 윤석민(24)에게 도움을 청했다. ‘팔색조’로 통하는 윤석민의 슬라이더는 빠르고 예리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
얼핏 듣기엔 쉬운 듯 했다. ‘공을 깊숙하게 잡고 중지에 힘을 실어 직구처럼 던지면 된다’고 했다. 류현진도 윤석민이 알려준 대로 열심히 연습했다. 하지만 최근 결과를 묻자 고개를 절레절레. “직구처럼 던지라고 해서 그렇게 했더니 공이 휘지 않고 그냥 살아 들어가더라고요. 그래서 손목을 살짝 써봤더니 이번엔 다시 밋밋해지고…. 너무 어려워요.”
결국 류현진은 “이번 시즌에는 일단 유보!”라며 한 발 물러섰다. 그래도 슬라이더에 대한 열정은 여전하다. “더 잘 던질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봐야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최고의 실력을 갖추고도 만족을 모르는 류현진. 그 욕심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