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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드 위에 있던 박명환은 두 손을 번쩍 들며 기뻐했다. 그러나 진짜 가슴을 쓸어내린 이는 오지환이었다. 그는 이대형이 캐치에 성공한 순간, 고마운 마음에 중견수 쪽으로 마중까지 나가 격렬히 포옹했다. 두 번째 포옹은 덕아웃에서 조인성과 함께였다. 이번 포옹의 의미는 신참내기 유격수에게 실책을 염두에 두지 말라는 팀 ‘큰형님’의 배려.
오지환은 지금까지 총 9번 경기에 나가 3번의 결정적인 실책을 저질렀다. 아직 경험이 부족하고 마음이 앞선 까닭이다. 9일 잠실 두산전에는 시즌 처음으로 선발출장 기회를 잡지 못했다. 그러나 그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어있었다. 전날 실수에 대해 “지옥에서 죽다 살아난 기분”이라고 혀를 내둘렀지만 잦은 실수에서도 어깨를 두드려주는 선배들 덕분에 기운이 팍팍 솟기 때문이다.
잠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