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시즌도 챔프전도 MVP ‘함지훈 천하’

입력 2010-04-1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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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이다!’ 모비스가 11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9∼2010 KCC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 6차전에서 KCC를 누르고 우승한 뒤 우승트로피를 들고 환호하고 있다.

기자단투표 69표 중 63표로 별중의 별
“반드시 우승 하고 군입대” 다짐 현실로
서장훈 등 잇는 ‘명품 토종빅맨’ 성장


치열한 선두권 순위경쟁이 계속되던 2월 중순. 그는 “정규시즌은 물론이고 반드시 챔프전 우승을 하고 입대하겠다”고 다짐했고, 결국 그 각오는 자신의 농구 인생에서 가장 값진 열매로 끝을 맺었다.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했던 모비스 ‘토종 빅맨’ 함지훈(26)이 챔프전 MVP까지 거머쥐며 통합우승을 차지한 팀과 함께 ‘통합 MVP’에 올랐다.

함지훈은 11일 챔프 결정 6차전이 끝난 뒤 실시된 기자단 투표에서 69표 중 63표를 얻어 2009∼2010시즌을 빛낸 ‘별중의 별’로 우뚝 섰다.

2007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10순위로 모비스 유니폼을 입은 그는 입단 초만해도 그렇게 각광받는 선수는 아니었다. 유재학 감독을 만나 농구를 보는 눈을 틔웠고, 용병 출전이 쿼터당 1명으로 줄어든 올 시즌, 코트를 지배하는 사나이로 다시 태어났다. 동부 김주성, 전자랜드 서장훈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없는 ‘토종 빅맨’으로 성장했다.

빅맨으로는 조금 작은 198cm인 그는 모자란 키를 농구 센스와 슛, 순발력으로 메웠다. 중학시절까지 가드를 봤던 경험도 도움이 됐다.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명품 훅슛과 미들슛을 갖췄고, 포스트업에도 능하다.

챔프전 상대였던 KCC 허재 감독은 그의 수비법을 놓고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기도 했다. 그의 활약에 팀 승패가 결정될 정도로 함지훈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었다. 6차전에선 15득점 6리바운드로 MVP 등극을 자축했다.

모비스의 3년 전 통합우승 때 ‘통합 MVP’를 차지했던 양동근과 마찬가지로 그는 곧 군에 입대한다. 19일 상무에 입단하는 그는 “입대 전 우승을 하고 군에 가겠다는 다짐이 현실이 돼 정말 기쁘다”면서 “감독님과 (양)동근이형, (김)동우형, (우)지원이형 등 선배들이 도와준 덕분”이라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팀 우승여행에 함께 가지 못해 아쉽지만 부모님이 대신 가시기로 했다. 효도했다고 생각하겠다”는 그는 “입대 전까지 여자친구와 시간을 많이 보내고 싶다. 팀 행사에 형들 하고 약속도 빼곡히 잡혀 있어 바쁜 시간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유재학 감독 역시 “충분히 MVP를 탈 수 있는 활약을 해줬다”며 “동근이가 3년 전에 그랬듯 팀을 우승시키고 군에 가게 됐지만 2년 뒤 더 좋은 모습으로 팀에 복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양동근 역시 “(함)지훈이가 탈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무척 기쁘다”며 박수를 보냈다.

잠실|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김종원 기자 wo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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