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병상련’ 김시진-로이스터
“게임은 많다”느긋한 맞장구
화기애애했다. 상대에 대한 격려와 함께 잘해보자는 투지에는 진심이 묻어났다.
13일 목동전을 앞두고 넥센 김시진 감독은 1루측 롯데 덕아웃을 찾아 로이스터 감독과 인사를 나눴다. 지난 사직 개막전 때 로이스터 감독이 먼저 찾아와 인사를 한 것에 대한 답방이었다.
먼저 반가움을 나타낸 건 로이스터 감독. 그는 예고(?)도 없이 불쑥 나타난 김 감독에게 환한 웃음으로 손을 내밀었고, 잠시 두 사람은 날씨를 주제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캘리포니아 출신이라 더 춥다”는 로이스터 감독에게 김 감독은 “내일은 더 춥다고 하더라”며 감기에 조심하라고 했다. 김 감독이 이어 “이제 8패 밖에 하지 않았을 뿐”이라며 “50번 넘게 패를 할 수 있는데 이제 시작일 뿐이다. 앞으로 좋은 시즌을 보내길 바란다”고 하자 로이스터 감독 역시 “그 마음이 중요하다. 게임은 아직 많이 남아있다”며 맞장구를 쳤다.
전날까지, 양팀은 나란히 4승8패를 거두며 시즌 초반 부진을 보였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3연전은 더욱 중요하다. 양팀 모두 이번 3연전 맞대결을 앞두고 ‘너를 넘어야 내가 산다’는 절박함을 느끼고 있는 게 사실. 양 팀 사령탑 역시 그럴 수 밖에 없다. 하지만 ‘피 말리는 승부’를 앞둔 두 사람은 적어도 경기 전에는 넉넉한 마음으로 상대를 감싸안았다. 동병상련을 느끼고 있어서였을까. 다른 감독들의 만남보다도 더 애틋한 뭔가가 느껴졌다. 당연히 1회초가 시작된 뒤 다시 ‘승부 세계’로 돌아가긴 했지만….
목동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