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UTD 공격수 유병수. [스포츠동아 DB]
포항전 프리킥 헤딩 돌파 전천후골
올 시즌 골 침묵·2년차 징크스 훌훌
짜릿한 첫 경험…“자신감 되찾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인천 페트코비치 감독은 “반드시 6강에 진입해 ‘가을의 전설’을 만들어보겠다”고 야심 찬 다짐을 밝혔다. 올 시즌 골 침묵·2년차 징크스 훌훌
짜릿한 첫 경험…“자신감 되찾았다”
하지만 뚜껑이 열리자 웬걸. 인천은 전남과 K리그 개막전(1-0 승)과 광주와의 2차전(2-0 승) 이후 무려 5연패를 당하는 수모를 맛봤다. 내용이 딱히 나쁜 것도 아니었기에 더욱 속상하고 답답했다.
자책골과 페널티킥 실축 등 거듭된 불운 속에 3차례 패배가 역전패였다.
그래서일까. 18일 인천 문학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포항과 2010 쏘나타 K리그 8라운드 홈 경기를 앞둔 인천 선수단의 표정은 비장하다 못해 살벌하기까지 했다. 특히 스트라이커 유병수(22)가 그랬다.
지난 시즌 34경기에서 14골-4도움을 올려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거론됐었던 유병수는 7라운드까지 내내 침묵했다. 슛도 14개에 불과해 경기당 2개에 머무는 극심한 부침이 계속됐다. 경고나 퇴장조차 없어 “존재감이 아예 없다”는 혹평까지 나올 정도였다. 2년차 징크스를 절감하던 상황.
더욱이 작년 자신을 밀어내고 신인왕에 등극한 강원 김영후가 3월28일 전남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부진 탈출의 신호탄을 쏘았기에 더욱 조바심을 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침묵’은 폭발력을 발휘하기 위해 꼭 거쳐야만 했던 예열의 과정이었다. 포항전에서 유병수는 말 그대로 원맨 쇼를 펼쳤다. K리그 통산 103번째 해트트릭을 넘어 후반 인저리 타임에 추가골까지 넣었다. 전매특허인 프리킥과 헤딩, 직접 돌파에 이은 득점까지 모든 게 완벽했다. 한 경기에서 4득점 해트트릭을 올린 것은 2003년 11월16일 울산의 외국인 선수 도도가 광주전에서 기록한 뒤 7년여 만의 일이다.
이날 유병수는 수비 가담에서도 빼어난 플레이를 보였다. 하프라인 부근에서 포항 주장 황재원과의 헤딩 경합 도중 등을 차여 퇴장을 유도했고, 자신은 6차례 재치 있는 파울로 상대 흐름을 절묘하게 끊었다.
인천이 ‘짠물 축구’란 닉네임으로 통하는 것도 이처럼 공격진부터 시작되는 폭 넓은 디펜스 때문이다. 경기당 슛 2개에서 단숨에 8경기 4골의 주인공으로 떠오른 유병수는 “계속 골을 넣지 못해 부담이 컸다. 해트트릭도, 4골을 올린 것도 모두 처음이다. 주변에서 ‘2년차 징크스’라고 해서 힘들었지만 다시 자신감을 되찾았다”고 흐뭇해 했다.
인천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