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열의 멀리건] 안병훈에게 거는 기대

입력 2010-04-20 16:01:38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안병훈. 스포츠동아DB

프로 골퍼들의 최대 희망은 PGA 무대에서의 뛰는 거다. 야구 선수에게 메이저리그가 최고의 무대이듯이.

골퍼는 프로로 전향했을 때 그래도 다양한 무대가 있다. 최고봉 PGA부터 유럽, 아시아, 일본, 국내 무대 등에서 돈을 벌며 활동할 수 있다. 하지만 유럽, 아시아 무대를 PGA 투어와 비교할 수는 없다. 상금과 대접이 다르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프로 선수들도 가급적 PGA 무대를 두들기는 게 좋다. 이미 최경주와 양용은이 물꼬를 텄기 때문에 PGA 무대가 국내 선수들에게 막연히 어려운 등정이 될 수는 없다. 두들기면 열릴 것이다.

올해 PGA 무대에서 온전히 활동하는 한국 선수(미국계 포함)는 최경주, 양용은, 케빈 나, 찰리 위, 앤서니 김 등 5명이다. 최근에 한 명이 추가됐다. 지난해 US 아마추어 골프 우승자 안병훈(19)이다.

지난 해 최연소 나이로 US 아마추어 정상에 오른 안병훈은 3개 대회 연속 주최 측 초청으로 출장했다. 올랜도에서 벌어진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시즌 첫 번째 메이저 대회 마스터스 토너먼트, 19일(한국시간) 막을 내린 버라이즌 헤리티지 대회 등이다.

앞의 두 대회는 컷오프 탈락했고 버라이즌 헤리티지 대회에서는 공동 59위로 마쳤다. PGA 투어에서 4라운드를 모두 마치기는 이번이 처음인 셈이다. 안병훈에게는 값진 경험이었다. 아마추어 선수에게는 상금이 없다.

안병훈은 앞으로 PGA 무대에 적응 여부에 따라 톱클래스 선수로 도약할 수는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있다. 현재 한국 선수로 PGA에서 골프를 가장 잘 치는 선수는 단연 앤서니 김이다. 대회에 출전할 때마다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고, 실제 플레이 자체가 우승 후보로서 손색이 없는 라운드를 한다. 공격적이고 과감한 플레이가 앤서니의 최대 강점이다.

안병훈의 플레이를 보면 경험부족이 여실히 드러난다. 스코어 카드가 어지러울 정도로 다양하게 써낸다. 버라이즌 헤리티지 4라운드 스코어를 보면 이글2 버디11 파44 보기14 더블보기1개로 이뤄졌다. 이글 2개를 기록했다는 것은 안병훈의 드라이브 샷이 매우 길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번 대회에서 이글 2개는 안병훈 뿐이다.

실제 4라운드 평균 드라이브 거리가 287.6야드로 출전자 가운데 5위였다. 최종일에는 평균 299야드를 때렸다. 장거리 타자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스코어를 좌우하는 아이언 샷에서는 정확도가 떨어졌다. 52.8%로 공동 59위다. 안병훈이 대회 순위도 공교롭게 59위다. 아이언 샷의 정확도와 대회 순위가 똑같았다.

앤서니 김도 드라이브가 긴 편에 속한다. 하지만 아이언 샷의 정확도도 매우 높다.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7언더파의 데일리베스트 스코어를 작성할 수 있었던 요인이 아이언 샷의 정확도다. 프로 선수에게는 퍼트가 가장 중요하지만 핀에 가까워야 버디를 잡을 수 있다. 롱 퍼트는 재수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법. 안병훈은 한국이 배출한 PGA 투어의 최대 유망주이며 블루칩이다.

LA | 문상열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