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최대 FA 박철우“이적·잔류…신혜인 만날때처럼 택할 것”

입력 2010-04-27 17:5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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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대우와 환경이 기준”

올해 처음 실시되는 남자 프로배구 자유계약선수(FA) 최대 관심은 박철우(25·현대캐피탈)의 행보다. 보기 드문 ‘왼손잡이 라이트’에 외국인선수 급의 기량을 갖췄고, 동갑내기 여자친구 신혜인은 라이벌 팀(삼성화재) 사령탑(신치용 감독)의 딸이어서 언론과 팬들의 주목을 끌 만한 요소를 두루 갖췄다. 시즌을 마치고 휴식 중인 박철우를 만났다.

● 복잡할수록 단순하게

예상대로(?) 박철우는 거취와 관련된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잔류든 이적이든 선택 기준은 엿볼 수 있었다. 기량에 걸 맞는 좋은 대우,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진 팀. 그는 “주변 상황이 복잡할수록 단순하게 생각 하겠다”며 3년 전 이야기를 꺼냈다.

신혜인과 좋은 감정이 싹 틀 무렵, 주위시선 때문에 섣불리 사귀자는 말을 꺼낼 수 없었다. 신혜인 역시 좋은 감정을 갖고도 의도적으로 그를 밀어냈다. 오랜 고민 끝에 말했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사람을 만났는데 주변 환경 때문에 포기하는 바보가 되고 싶지 않아.”

박철우는 “(신)혜인이가 이 말에 나를 신뢰하게 됐다”며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두 가지 기준에 가장 맞는 쪽으로 결정하겠다. 정치적인 상황 같은 것은 따지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 한계를 넘어서다

‘삼성화재에 유독 약하다?’

박철우가 자주 들으면서도 가장 듣기 싫은 말일 것이다. 그러나 현대캐피탈은 지난 시즌에도 접전 끝에 삼성화재에 패했다. 챔프전을 앞두고 같은 포지션의 헤르난데스가 영입된 뒤 경기 전날 밤까지도 개인훈련으로 스스로를 독하게 다스렸던 박철우는 매 경기 신들린 강타를 선보였지만 팀을 우승으로 이끌지 못했다.

“주변의 선입견을 한 번에 잠재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는데 놓쳤어요. 동료들과 감독님께 미안할 뿐이죠.”

그러나 아직 포기는 이르다. 그는 “이번 챔프전을 통해 내 한계를 한 단계 뛰어넘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 로미오-줄리엣? 결말은 다를 것

박철우-신혜인 커플은 현대판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불린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결말은 비극적이지 않냐”고 쿡 찌르자 “그 책을 끝까지 안 봐서요”라며 너스레를 떤다. 이어 “특별한 거부감은 없다”면서도 “라이벌 팀의 남녀 사랑이야기까지는 좋다. 그러나 우리 사이는 비극으로 끝나지 않을 것 같다”고 웃음을 지었다.

“결혼은?” “스물여덟이요. 초등학교 때부터 그 나이에 결혼하려고 했어요.”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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