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지성-이청용. 스포츠동아DB
한국을 대표하는 ‘EPL 듀오’ 박지성(29·맨유)과 이청용(22·볼턴)이 시즌 피날레를 멋지게 장식했다. 박지성은 10일(한국시간) 스토크 시티와의 리그 최종전 홈경기에서 후반 32분 교체 출전해 7분 만에 그림 같은 헤딩골로 팀의 네 번째 골을 터뜨렸다. 맨유의 4-0 완승. 이청용 역시 버밍엄 시티와 홈경기에 후반 19분 투입돼 팀 승리(2-1)에 힘을 보탰다.
리그는 끝났지만 더 큰 도전이 남아 있다. 이제는 남아공월드컵이다. 허정무호 전술의 핵심인 둘은 최종전을 마친 뒤 곧바로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11일 오후 나란히 귀국한다.
● 박지성, 강팀 킬러
박지성은 이날 골을 넣고도 기뻐하지 않았다. 같은 시간 첼시가 위건을 4-0으로 대파하면서 리그 4연패 꿈이 무산됐기 때문. 맨유는 올 시즌 칼링컵 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박지성 개인적으로는 시즌 초반에 비해 막판 맹활약을 보인 점이 고무적이다. 부상 탓에 초반 출전기회가 많지 않았지만 2월 아스널 원정에서 마수걸이 골을 작렬한 뒤 3월에는 3경기 연속 공격포인트(2골 1도움)를 기록하며 한껏 피치를 올렸다. 올 시즌 박지성이 득점을 올린 상대는 아스널, AC밀란, 리버풀 등 내놔라하는 강팀. 특히 AC밀란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전에서는 중앙 미드필더로 나서 안정된 경기력을 선보였다. 박지성의 공격형 미드필더 변신은 대표팀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박지성을 중앙으로 돌리면 팀 내 유능한 측면 요원을 활용해 더욱 짜임새 있는 공격력을 선보일 수 있다.
허정무 감독은 “박지성의 골은 동물적인 움직임에서 나왔다. 상황을 예측하고 몸이 반응해야 그런 골을 넣을 수 있다. 박지성은 경기 출전 여부에 따라 평가받는 선수가 아니다. 언제든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다만 부상만 우려될 뿐이다”며 두터운 신뢰를 재확인했다.
● 이청용, EPL도 겁날 것 없다
성공적인 연착륙이다. 작년 여름 FC서울을 떠나 볼턴에 이적한 이청용은 거의 완벽한 시즌을 보냈다. 버밍엄과 최종전 후 열린 클럽 자체 시상식에서 이청용은 ‘구단과 팬이 뽑은 최우수 선수’ ‘동료들이 뽑은 최우수 선수’ 최고 영입 선수‘ ‘올해의 톱3’ 등 무려 4개의 상을 휩쓸어 최고 에이스임을 입증했다.
기록도 화려했다. 3월15일 위건과 홈경기에서 시즌 8번째 어시스트를 올려, EPL 무대를 밟은 선배들을 추월했다. 박지성(맨유)이 2005~2006시즌 올린 최다 도움(7개)을 넘어섰고, 앞서 1월에는 코리안 한 시즌 최다 공격 포인트를 올렸다.
‘축구 종가’에서, 그것도 ‘새내기’란 타이틀을 달고 뛴 이청용을 모두가 인정한다. 전문 골게터가 아닌 미드필더가 수립한 도합 13개(5골 8도움)의 공격 포인트를 놓고 어느 누구도 “나빴다”고 폄훼할 수 없다. 더구나 18차례 리그 우승을 차지한 최고 명가 리버풀이 관심을 표명할 정도로 현지에서 기량을 인정받았다. 챔피언십(2부) 강등이 유력한 팀을 EPL에 잔류시킨 것도 덤으로 얻은 귀한 선물이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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