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감독 “선수들에게 인간적으로 미안하다”

입력 2010-05-17 16:14:24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인간적으로 선수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큽니다."

모두 친자식이나 다름없는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 월드컵 예비엔트리 30명 중 4명의 탈락자를 추려야 했던 허정무 축구대표팀 감독의 마음은 찢어질 듯 아팠다.

허 감독은 17일 남아공 월드컵 최종엔트리 23명을 고려한 26명의 명단을 확정했다.

이날 월드컵 출전이 좌절된 선수는 조원희(수원)을 비롯해 황재원(포항), 김치우(서울), 강민수(수원) 등 총 네 명.

허 감독은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팀 전체적인 경기력 부분과 포지션 등을 고려했다. 모두 다 좋은 선수들인데..."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김치우는 탈장 후 컨디션 회복이 완전하게 되지 않은 듯했다. 강민수, 조원희도 안타깝지만 최근의 컨디션 저하가 눈에 보였고 포지션 내의 경쟁에서 밀렸다. 황재원은 장점이 많은 선수이지만 이상하게 대표팀에 들어와서 큰 실수들을 많이 했다. 결국 누군가는 나가야 하는 상황이기에 안타까울 뿐"이라고 덧붙였다.

허 감독은 대표팀 수장이기 전에 선수들의 선배이자 사람이다. 당연히 탈락자를 선정하는데 미안한 감정이 들 수 밖에 없다.

이에 대해 허 감독은 "팀 전체적인 포지션을 보고 예전부터 계속해서 지켜보았고 코칭스태프들과 지속적인 미팅을 통해 심사숙고했다. 아무래도 인간적으로 선수들한테 미안한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특이한 점은 네 명의 탈락자가 모두 수비진에서 나왔다는 점. 조원희는 중원 자원이지만 수비 가담이 많은 수비형 미드필더이기 때문에 수비수로 봐도 무방하다. 반면 공격수는 한 명도 제외되지 않았다.

허 감독은 "수비쪽에서 겹치는 포지션이 많다 보니까 그렇게 된 것 같다. 전체적으로 포지션 별로 두 명의 선수들이 배치될 수 있는데 중점을 두었고 물론 두 가지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들의 경우도 고려했다"며 "공격 쪽은 현재 이동국을 계속해서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 어느 정도의 변수로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26명의 윤곽이 잡혔지만 끝이 아니다. 월드컵에는 23명 밖에 출전할 수 없기 때문에 아직 3명이 더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한다. 최종 명단 마감일은 다음 달 1일이다.

허 감독은 "다음 달 1일까지 누가 어느 포지션에서 부상을 당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계속해서 지켜봐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선수들간의 경쟁은 계속해서 진행될 것이다. 일단 이 선수들 모두가 일본, 오스트리아에 함께 갈 예정이다"고 강조했다.

최종명단 23명에 들지 못한 선수들에 대해서는 "해당 선수들의 클럽팀과도 논의를 해 선수에게 경험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판단이 될 경우에는 데리고 가려고 한다"고 계획을 밝혔다.

한편 오른쪽 허벅지 뒷쪽 근육이 손상된 이동국(전북)과 오른쪽 발목 염좌 판정을 받은 김재성(포항)의 부상 정도는 심각한 상태가 아니라고 알려졌다.

허 감독은 "김재성은 크게 이상이 없다. 인대나 뼈등의 손상이 없고 약간의 붓기가 있는데 붓기가 빠지고 얼마 정도의 기간이 지나면 정상 훈련이 가능한것으로 알고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동국은 뒷근육 부상이 그렇게 심각한 상태는 아니라고 들었다. 병원 검사 후 의무진과 피지컬 트레이너 등 모든 스태프들과 상의했다. 6월 1일까지는 당분간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진회 동아닷컴 기자 manu3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