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의 관심을 모았던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예비엔트리 30인 중 조원희(수원), 황재원(포항), 강민수(수원), 김치우(서울) 등 4명의 탈락자가 결정됐다.
이는 오는 18일 공개하기로 했던 대한축구협회가 기습적으로 발표한 것이다.
허정무 축구대표팀 감독은 17일 오후 3시경 남아공 월드컵 최종 엔트리 23명을 고려한 26명의 명단을 확정했다.
지난달 30일 예비 명단 30명을 발표했던 허 감독은 지난 10일 국내파 중심으로 대표팀을 소집해 자체 훈련을 지휘한 뒤 16일 에콰도르와 평가전을 최종 엔트리 윤곽을 그리는 장으로 삼았다.
이날 발표된 명단에는 예상대로 해외파 12명 전원이 허 감독의 두터운 신뢰를 얻었다.
주장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을 비롯해 이청용(볼턴), 박주영(AS모나코), 기성용(셀틱), 차두리(프라이부르크), 일본 J-리그의 이근호(이와타) 등 해외파는 허정무 감독의 재신임을 받았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허벅지 부상으로 당한 공격수 이동국(전북)이 이름을 올린 것. 에콰도르전에서 오른쪽 허벅지를 다쳐 2~3주 진단을 받았던 이동국은 부상에서 빨리 완쾌된다면 지난 1998년 프랑스월드컵 이후 12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을 가능성이 커졌다.
노장 중에는 안정환(다롄 스더)도 포함되어 있다. 안정환은 15일 귀국해 에콰도르전에 나서지 않았지만 역대 월드컵에서 보여준 활약을 등에 업고 26명의 명단에 포함됐다. 현재 월드컵에서 세 골을 터뜨리며 아시아 선수 본선 최다골 기록을 가지고 있는 안정환은 아시아 선수 첫 3연속 대회 득점에도 도전할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젊은 피'들이 대거 합류했다는 점이 돋보인다.
지난해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한국의 8강 진출 멤버인 공격수 이승렬(서울)과 김보경(오이타), 구자철(제주) 등 3총사가 모두 허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무엇보다 김재성, 신형민(이상 포항)도 에콰도르전에서 맹활약을 펼친 덕에 허심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수비진은 붙박이 중앙수비수 조용형(제주), 김형일(포항)과 좌우 풀백 김동진, 오범석(이상 울산)이 살아 남았고, 미드필더 김정우(광주 상무)도 발탁됐다.
대표팀 골문은 변함없이 '백전노장' 이운재(수원), 정성룡(성남), 김영광(울산) 등이 지키게 됐다.
그러나 미드필더 조원희, 김치우와 중앙수비수 강민수, 황재원은 월드컵 출전 희망을 접게 됐다.
올해 1월 잉글랜드 프리미어그 생활을 접고 국내로 복귀했던 조원희와 '왼발의 달인' 김치우는 K-리그 경기에서 허 감독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중앙수비수 자리를 놓고 경쟁했던 강민수, 황재원도 주전 경쟁에서 실패하며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한편 대표팀은 오는 19일 2박3일의 짧은 휴가를 마치고 파주 NFC(축구트레이닝센터)에 재입소해 마무리 훈련을 가진다. 이후 대표팀은 22일 출국해 일본(24일), 벨라루스(30일), 스페인(6월3일)과 평가전을 치르면서 3명을 추려낸 뒤 오는 6월1일 23명의 최종 엔트리를 발표한다. 결전의 땅인 남아공에는 다음 달 5일 입성한다.
△남아공 월드컵 예비 엔트리(26명)
GK= 이운재(수원) 정성룡(성남) 김영광(울산)
DF= 이영표(알 힐랄) 김동진 오범석(이상 울산) 차두리(프라이부르크) 조용형(제주) 이정수(가시마) 곽태휘(교토) 김형일(포항)
MF= 박지성(맨유) 김보경(오이타) 이청용(볼턴) 김재성(포항) 기성용(셀틱) 김정우(광주 상무) 김남일(톰 톰스크) 신형민(포항) 구자철(제주)
FW= 박주영(AS모나코) 이근호(이와타) 이동국(전북) 안정환(다롄 스더) 염기훈(수원) 이승렬(서울)
김진회 동아닷컴 기자 manu3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