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워할 수 없는 촐싹연기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지진희(왼쪽)와 윤다훈.
‘인생은…’ 윤다훈 오두방정도 호응
상반기 인기 검색어로 떠오른 ‘깨방정’.
‘깨방정’은 철이 없거나 촐싹거리는 행동이나 말을 한다는 신조어로 요즘 ‘깨방정’을 빼고는 말이 안 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과거에는 드라마의 감초역에서 주로 이런 모습을 볼 수 있었다면, 이제는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으로 자리매김하고 화제의 중심에 섰다.
안방극장에서 단연 눈길을 끄는 ‘깨방정’은 MBC 드라마 ‘동이’에서 숙종 역을 맡은 지진희다. 그는다른 사극과 달리 드라마에서 지극히 인간적인 모습으로 등장한다.
예상치 못한 모습에 시청자들은 “숙종은 조선시대 임극 중 가장 강력한 왕권을 누린 왕이라 가장 카리스마 있고 근엄해야 한다”는 반응과 “코믹한 숙종이 귀엽고 재미있다”는 반응이 엇갈렸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새롭게 재해석해 신선하다”고 호의적인 반응으로 바뀌었다.
지진희는 “처음에는 어떤 반응이 나올까 걱정도 많이 했었는데 새롭고 재미있다는 반응이 많아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연출자 이병훈 PD도 “숙종은 절대 군주였던 만큼 카리스마가 뒷받침이 되기 때문에 자유분방할 수 있는 것이다. 군주로 완벽한 모습과 함께 궁녀들에게 판타지를 심어줄 수 있는 로맨틱한 왕을 만들어보려고 작가와 숙종 캐릭터를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숙종보다 한 단계 ‘업’되어 ‘깨방정’을 떠는 윤다훈도 있다. SBS 주말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둘째 아들 양병걸 역을 맡은 그는 집안의 ‘빅 마우스’다. 초등학생인 조카 손녀보다 더 철이 없다. 일하는 조카의 발을 걸어 넘어뜨리고, 만취한 형이 실수로 침대에 실례를 하면 동네방네 떠들기 바쁘다. 나이에 맞지 않은 오두방정 캐릭터지만 절대 밉지 않다
‘인생은 아름다워’의 김영섭 CP는 “진지하고 어두운 드라마에서 분위기를 완화시키고 이야기의 흐름을 이끌어가는 중요한 역할이다”며 “또한 그 캐릭터가 사건을 만들어가면서 전달자 역할을 하다보니 기대도 생기고 드라마를 재미있게 보게 된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이수경까지 이 열풍에 합류했다. 10일부터 방송한 KBS 2TV ‘국가가 부른다’에서 여순경 오하나 역을 맡은 이수경은 전형적인 깨방정 캐릭터로 눈길을 끌고 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