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대 옮길 때도 팀워크…이것이 태극전사의 힘”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17일 파주 NFC에서 있었던 회복훈련 도중 힘을 합쳐 축구 골대를 옮기고 있다. 파주 |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엔트리 탈락 4인…그들은 왜?
허감독“본선에선 용납될수 없는 실수”강민수 최근 부진 소속팀서도 벤치맨
조원희·김치우는 부상 후유증에 발목
축구대표팀 허정무 감독이 2010 남아공월드컵 예비엔트리 30명 가운데 4명의 탈락자를 17일 공개했다. 조원희, 강민수(이상 수원), 황재원(포항), 김치우(서울) 등이 집으로 돌아갔다. 허 감독은 “팀 전체적인 경기력 부분과 포지션 등을 고려해 결정했다”며 개인별로 탈락의 이유를 밝혔다. 조원희와 강민수, 김치우는 최근 컨디션 저하와 포지션 경쟁에서 밀렸다. 황재원은 16일 에콰도르전에서 큰 실수를 2번 저지른 게 원인이었다.
○예선전 공로자들의 대거 탈락
조원희, 강민수, 김치우는 허정무호가 월드컵 본선에 오르기까지 매우 큰 역할을 했다. 강민수는 A매치 22경기에 출전 1746분을 뛰며 이정수와 곽태휘의 빈자리를 잘 커버했다. 조원희는 21경기에 나서 1311분을 뛰며 미드필드의 힘을 보탰다. 김치우는 월드컵 최종예선 북한과의 홈경기에서 천금의 결승골을 넣는 등 13경기에 출전해 2골1도움을 올린 최고의 조커였다. 하지만 3명 모두 올해 소속팀에서 부진하며 컨디션이 저하됐고, 결국 이것이 대표팀에서의 경기력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강민수는 대표팀에서는 꾸준하게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수원에서 극도로 부진해 간혹 벤치를 지킬 정도로 컨디션이 떨어졌다. 김치우 또한 소속팀에서 벤치멤버로 밀리는 모습을 간혹 드러내며 대표팀 코칭스태프에게 믿음을 주지 못했다.
○마지막 평가전에서 탈락한 황재원
에콰도르와의 평가전에서 출전한 17명 가운데 황재원은 유일한 탈락자로 기록됐다. 황재원은 에콰도르와의 경기 후반 1분 조용형과 교체해 투입됐다. 곽태휘와 함께 투톱의 중앙 수비수를 맡았던 황재원은 결정적인 실수 2차례로 실점 위기를 초래했다. 다행스럽게 실점으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사실상 골과 다름없을 정도였다. 허 감독은 경기 직후 “본선에서는 이런 실수가 나오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4명의 탈락자를 결정한 뒤에도 “황재원은 장점이 많은 선수지만 대표팀에만 들어오면 이상하게도 큰 실수를 한 점이 가장 아쉬웠다”고 거듭 이야기했다.
○부상 후유증에 발목을 잡힌 조원희와 김치우
조원희와 김치우의 탈락은 더 눈물겹다. 이들은 소속팀과 대표팀을 오가는 빡빡한 스케줄을 소화하다 부상을 입었다. 이후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해 남아공행이 좌절됐다. 조원희는 지난해 여름 월드컵 예선전에서 종아리 근육 파열을 당했지만 붕대를 감고 뛰는 투혼을 발휘했다. 이로 인해 부상이 악화됐고, 당시 소속팀이었던 위건(잉글랜드)에서의 주전 경쟁에서 밀렸다. 올해 초 수원으로 돌아왔지만 경기력이 눈에 띄게 좋아지진 못했다. 김치우 또한 지난해 탈장 수술을 받은 이후 몸 상태가 급격히 떨어졌다. 올해 들어서도 소속팀에서 확실히 나아진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둘은 월드컵 최종엔트리에 발탁되며 마지막 기회를 잡았지만 결국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조원희는 “후회는 없다. 지난해 종아리가 찢어지면서까지 월드컵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앞으로 쉬면서 소속팀에서 더 좋은 활약을 펼치겠다”고 비교적 담담하게 말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