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일정 변경 제멋대로…이게 뭡니까

입력 2010-05-20 16:3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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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경기 잡혀있던 8월 4일
프로연맹, 바르샤 친선전 빈축


스페인 명문 구단 FC바르셀로나가 방한하지만 축구계의 시선은 곱지 않다.

20일 바르셀로나의 호안 올리베르 사장은 서울의 한 호텔에서 8월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K리그 올스타팀과의 친선전 관련 기자회견을 했다.

올리베르 사장은 “6년 만의 두 번째 방문인데 너무 오랜만이다. 방한에 앞서 남아공월드컵이 열리는데, 가능한 메시와 사비 등 주력멤버 전원이 한국을 찾는 게 기본 원칙”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올리베르 사장이 밝힌 방한 취지와는 달리 속 내용을 들여다보면 반가움은커녕 황당하기까지 하다. 바르셀로나 경기가 예정된 날짜에는 당초 K리그 정규시즌 경기가 열리기로 돼 있었다. 더욱이 장소까지 겹친다.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선 FC서울과 제주의 리그 경기가 예정돼 있었다.

프로축구연맹 고위 관계자는 전날(19일) 서울구단에 연락을 해 “바르셀로나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친선전을 갖는다”고 통보했다. 이에 서울 한웅수 단장은 사무국에 정확한 시간을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이 와중에 친선전 날짜가 8월4일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작년 서울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친선경기를 치르며 리그 일정을 마음대로 변경한 전과가 있다. 당시에도 팬들은 그 결정에 대해 비난을 퍼부었다. FC서울은 팬들에게 ‘재발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지만 이번에는 연맹이 먼저 자신들이 정한 기본 원칙과 규정을 무시한 것이다.

서울 구단 관계자는 “본의 아니게 팬들로부터 상관없는 일 때문에 질타를 받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다른 구단 관계자 역시 “어떻게 연맹이 먼저 정규시즌 일정을 멋대로 바꿀 수 있는지 궁금하다”며 고개를 저었다.

리그의 기본은 정해진 날짜에 최선의 경기를 하는 것이다. 이것은 수많은 팬에게 한 약속이다. 팬과 정한 약속이 지켜지지 않으면 리그로서의 존재의미가 없다. 동네 조기축구도 한 번 경기 날짜를 정하면 좀처럼 바꾸지 않는데 K리그는 도대체 어떤 생각으로 이런 결정을 내렸는지 궁금하다.

한편, 프로연맹은 19일까지 공식 사이트에 올려져 있던 8월4일 K리그 일정을 삭제해버렸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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