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선동열, 뭇매 맞은 배영수에 “초심을 지켜라”

입력 2010-05-22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스피드 욕심에 밸런스 깨졌다”
1.1이닝 5실점 강판후 쓴소리


삼성 배영수는 20일 대구 LG전에 선발 등판, 1.1이닝만에 5점을 내주는 등 뭇매를 맞고 조기 강판됐다. “날씨가 따뜻해지면 더 좋아질 것”이라던 자신의 말과 달리, 최근 세 번 등판에서 모두 5회를 넘기지 못하는 부진을 계속하고 있다. 4월 7일 대구 넥센전과 13일 잠실 LG전에서 잇달아 7이닝 무실점으로 승리를 챙길 때 보였던 시즌 초반 페이스와 달리 뚜렷한 하향세다.

삼성 선동열 감독은 21일 사직 롯데전에 앞서 배영수가 화제에 오르자 “그렇잖아도 어제 불러다 놓고 한 소리했다”면서 “결국 중요한 것은 초심인데, 그 초심을 잃었기 때문”이라며 마음가짐에 문제가 있다고 진단했다.

어깨 수술 후 긴 재활을 끝낸 배영수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5선발 후보 중 하나였다. 시범경기 때만해도 입지가 불안했고, 불안한 마음은 마운드에서 절박함으로 나타나 제구력이 밑받침된 호투로 이어졌다. 시즌 초반에는 그 마음이 계속됐고, 스피드에 욕심내지 않고 철저한 제구력으로 타자와의 승부에서 재미를 봤다. “다른 투수들도 배영수의 변신을 눈여겨 봐야한다”는 ‘칭찬 릴레이’가 펼쳐진 것도 그 때 쯤이었다.

하지만 “같이 5선발로 경쟁했던 투수들이 하나둘씩 2군으로 내려가면서 욕심이 생긴 뒤 밸런스가 깨졌다”는 게 선 감독의 설명이다. 당초 불안하게 여겼던 선발 자리가 어느 정도 확보된 뒤, 스피드에 무리하게 욕심을 내면서 제구력마저 잃어 제 볼을 뿌리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다. 선 감독은 그러면서 “초심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선 감독의 충고는 약이 될 수 있을까. 러닝 훈련을 끝내고 들어오는 배영수의 얼굴에는 전날 패전 투수의 그늘은 이미 사라져 있었다. 대신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배영수의 다음 등판이 기대되는 것도 그래서다.

사직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