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호 공격키워드 ‘멀티’] 좌우 번쩍…내 포지션은 멀티!

입력 2010-05-26 17:52: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박지성-이청용-기성용. [스포츠동아 DB]

박지성-이청용-기성용. [스포츠동아 DB]

지성·성용·청용·근호 등 공격수들
윙어·스트라이커 오가며 수시 변경
수비수 당황…새로운 전술 키워드로


2010남아공월드컵을 준비 중인 허정무 사단의 공격 키워드는 ‘멀티’다.

선수들의 포지션은 편의상 나눠져 있을 뿐이다. 4-4-2 포메이션을 기준으로 보면 2명의 스트라이커와 2명의 양쪽 윙어로 구분된다. 하지만 그들의 역할은 크게 다르지 않다. 자신이 서 있는 위치에 따라 때로는 윙어로 때로는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변한다. 이러한 특징이 가장 잘 드러난 경기가 바로 24일 일본전이었다.

한일전 전반에 나선 투톱 이근호(이와타)와 염기훈(수원), 양쪽 윙어 박지성(맨유)와 이청용(볼턴). 이들은 위치에 따라 때로는 스트라이커와 윙어의 역할을 바꾸면서 일본 수비를 흔들어 놓았다.

염기훈은 “우리가 수시로 자리를 바꾸니까 일본 수비수들이 당황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4명 모두 윙어와 스트라이커 역할을 소화할 수 있어 편하게 움직였다”고 말했다.

이들 뿐이 아니다. 박주영(모나코)이 출전해 염기훈 또는 이근호 자리에 배치된다고 해도 멀티 포지셔닝이 가능하다. 박주영은 윙어와 최전방 스트라이커 또는 섀도 스트라이커 역할까지 할 수 있는 선수다.

허정무 감독은 여기에 또 하나의 깜짝 카드를 일본전 후반에 공개했다.



4-2-3-1 포메이션에서 바로 ‘3’에 위치하는 박지성, 기성용(서울), 이청용의 포지션 변경이었다. 기성용은 “감독님이 박지성, 이청용과 자리를 자주 바꿔보라고 지시했다. 생소한 포지션이었지만 부담을 덜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이런 실험이 가능했던 이유는 박지성과 이청용 모두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박지성은 이미 맨유와 대표팀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좋은 활약을 펼친 경험이 있다. 이청용은 서울에서 뛸 당시 공격형 미드필더로 간혹 출전해 괜찮은 평가를 받았다.

남아공월드컵 무대에서 허 감독은 공격수들의 잦은 포지션 변경으로 상대 수비수들을 흔들어 놓을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수비수들이 장신이지만 스피드에 약점이 있는 그리스와 나이지리아를 상대하는데 매우 효과적인 전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전에서 시도한 실험이 성공적으로 끝남에 따라 허 감독이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구사할 수 있는 전략과 전술이 한층 더 늘어날 수 있게 됐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 동영상 = 허정무호, 오스트리아 입성…전력 담금질 돌입


▲ 동영상 = 허정무호, 오스트리아 전지훈련 주변 풍경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