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남아공-김진회기자의 월드컵동행기] ‘이동국, 그리스전 결장?’...허정무 감독의 의미심장한 한 마디 남겨

입력 2010-05-27 14: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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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국. 스포츠동아 DB

"문전 앞에서 움직임이 둔하다.", "스스로 골을 만들 줄 알아야 한다.", "타깃형 공격수가 능력이 안되면 월드컵에 데려가지 않을 수도 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사자왕' 이동국(31.전북)에 대한 허정무 감독의 반응은 냉랭했다. 많이 뛰고 문전 앞에서 스스로 골을 터뜨릴 줄 아는 공격수를 좋아하는 허 감독과 이동국은 절대 만날 수 없는 평행선처럼 보였다.

그런데 최근 이동국에 대한 허 감독의 인식 변화가 감지돼 눈길을 끌고 있다.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을 노리는 허정무호는 27일 오전(한국시간) 오스트리아 노이슈티프트에서 첫 훈련을 실시했다.

이날 가장 관심을 끈 것은 바로 이동국의 부상회복 정도.

이동국은 지난 16일 에콰도르전에서 오른쪽 허벅지 뒷근육(햄스트링)이 미세하게 찢어져 회복까지 2~3주가 걸릴 것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회복속도가 빨라 이달 중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6일 독일 뮌헨 공항에서 잠시 이야기를 나눈 이동국은 부상 회복에 대해 "아직 상태를 잘 모르겠다. 대표팀 의료진과 상의한 뒤 훈련을 결정해야 할 것 같다"고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오스트리아에 입성한 이동국은 의료진, 코칭스태프와 상의한 결과 다른 선수들과 동일한 훈련을 하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란 진단을 받았다. 그래서 첫 훈련에서는 마이클 쿠이퍼스 물리치료사와 함께 컨디션 회복 훈련에 주력했다.

70m가량을 왕복으로 천천히 뛰기도 하고 가벼운 볼터치도 했다. 회복 중인 점을 감안해 부상재발 우려가 있는 훈련은 가급적 피하는 모습이었다.

이동국이 부상회복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허 감독은 그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오는 30일 오후 10시 오스트리아 쿠프슈타인스타디움에서 열릴 벨로루스와의 평가전에 모든 전력을 쏟겠다면서도 이동국 만큼은 무리시키지 않겠다는 의사를 나타낸 것.

허 감독은 "A매치로 인정받지 못하더라도 벨로루시와 경기에는 모든 선수들을 출전시킬 계획이다. 그러나 이동국의 경우는 다르다. 서두른다고 해서 부상이 좋아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동국의 본선행에 관해서는 "26명이나 23명이나 마지막까지 데려가는 것은 똑같다. 또 최종명단 제출일 직전에 부상선수가 발생할 수 있다. 이동국은 1차전에 나오지 못하고 2차전과 3차전에 뛸 수 있다면 명단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노이슈티프트(오스트리아)=김진회 동아닷컴 기자 manu3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 동영상 = 허정무호, 오스트리아 첫 전지훈련 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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