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양현종이 올스타 팬투표에 안달하는 이유

입력 2010-06-0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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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양현종. [스포츠동아 DB]

“석민형 서군선발 양보 1등 못하면 저 혼나요”
KIA 양현종(22·사진)은 다승 공동1위(8승)를 달리면서도 “난 우리 팀의 ‘좌완’ 에이스다. KIA 에이스는 누가 뭐래도 (윤)석민이 형”이라고 말한다.

“석민이 형이 변화구에 대한 조언을 많이 해준 것이 올 시즌 좋은 성적을 내는 원동력 중 하나”라는 말도 잊지 않는다.

그런 양현종이 꼭 결초보은해야 할 일이 생겼다. 1일부터 시작되는 올스타 팬 투표에서 웨스턴리그(KIA·넥센·LG·한화) 투수 부문 1등을 차지해야 하는 과제가 떨어졌다.

사연은 이렇다. 올스타 투수 부문 후보 결정을 앞둔 KIA 조범현 감독은 둘을 불렀다. “치고 박고 하든, 어떻게 하든지 둘이 알아서 결정해.”

윤석민(24)은 2008, 2009년 서군(웨스턴리그) 투수 부문 팬 투표 1위를 차지해 2년 연속 선발투수의 영예를 안았다. 3년 연속 올스타전 선발에 욕심이 없을 리 없다. 하지만 그런 마음을 아는 양현종도 선뜻 “형이 하라”고 말을 꺼내지 못하고 있었다.

며칠 뒤 윤석민이 동생을 불러 세웠다. “(양)현종아, 네가 나가라. 대신 1등 못하면 죽을 줄 알아!” 양현종의 가슴은 찡했다. “세상에 욕심 없는 사람이 있나요. 형도 내심 하고 싶었을 텐데…. 제게 좋은 기회를 줬으니 약속을 꼭 지키고 싶은데….”

양현종은 ‘사심’ 때문이 아니라 ‘우애’ 때문에 한 표를 호소했다. 선거 전후로 달라지는 후보는 되지 않겠다는 다짐과 함께. “팬 여러분, 꼭 한 표 부탁드립니다. 팬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선수가 되겠습니다. 저 안 뽑히면 석민이 형한테 혼나요.”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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