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타격-수비 OK…작은 이병규 ‘연습생 신화’ 쓴다

입력 2010-06-0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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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에도 어김없이 신고선수 출신의 ‘신데렐라 스토리’가 이어지고 있다. 신고선수 출신중 올해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주인공은 LG의 ‘작은’ 이병규(27)다.

등번호 24번을 달고 뛰는 그는 5월까지 1군 무대에서 38경기에 출장해 125타수 34안타(타율 0.272)를 기록 중이다. 홈런(5개)은 팀내 2위, 타점(19)은 팀내 공동 4위. 불안하던 수비도 개선돼 최근에는 호수비로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5월 29일과 30일 목동 넥센전에서는 이틀 연속 9회말 2사후 끝내기 안타를 맞고 패할 상황에서 결정적인 홈송구와 다이빙캐치로 팀을 구해냈다.

이병규는 2005년 한양대를 졸업한 뒤 LG에 신고선수로 입단했다. 경북고 시절은 물론 한양대 졸업반 때도 프로팀 지명을 받지 못했다. 결국 연습생 신분으로 LG에 들어갔다. 2006년 7월 신고선수 신분을 벗고 정식선수로 등록됐지만 여전히 가시밭길. 2군에서 펄펄 날다가도 1군에만 올라오면 제 기량을 펼치지 못했다.

그의 존재감은 미미했다. 지난해까지 1군에서 통산 56경기에 출장해 타율 0.214(103타수 22안타), 1홈런, 13타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더군다나 올 시즌에 앞서 이택근이 영입되고 주니치에서 ‘큰’ 이병규(36)까지 가세하면서 LG 외야진은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1루수에서 외야수로 전환한 그로서는 이른바 ‘빅5’ 틈바구니를 비집고 들어가기가 벅찰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는 포기하지 않았고, 빅5의 부진 속에 기회가 왔다. 그리고 이병규는 이 기회를 놓치지 일어서고 있다.


● 김현수 손시헌 이대수도 신고선수 출신





신고선수는 일종의 연습생이다. 지금은 최고 타자로 각광받는 김현수나 최고 유격수로 평가받는 손시헌도 바로 신고선수 출신이다. 올 시즌 8개구단 등록선수 중 신고선수 출신은 31명.(표참조) 이대수 정희상 정현석 이여상 등 7명을 보유하고 있는 한화가 가장 많고, LG(6명) SK 두산(이상 5명)이 뒤를 잇는다. 롯데 4명, KIA와 삼성은 2명씩이다. 넥센만 신고선수 출신이 없다.

고교나 대학을 졸업한 뒤 프로지명을 받는 일은 하늘의 별따기다. 그런데 신고선수가 정식선수로 등록되는 것 역시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 만큼 어렵다. 각고의 노력 끝에 연습생 옷을 벗고 정식선수가 되는 것만으로도 ‘인간승리의 드라마’라 할 수 있다.


● 6월 1일은 신고선수의 신분상승의 날

매년 6월 1일 각 구단은 신고선수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정식선수로 등록할 수 있다. 이날부터 곧바로 1군 엔트리에 등록돼 꿈에 그리던 1군무대에서 뛸 수도 있다. 물론 6월 1일 이후로도 언제든 가능하다. 정식선수가 되면 최저연봉 2000만원이 보장된다. 한마디로 신고선수에게는 신분상승의 날이다.

올해 8개구단이 보유하고 있는 신고선수는 총 94명으로 집계됐다. LG가 24명으로 가장 많고, KIA(15명) 두산(14명) SK(13명) 삼성(10명) 롯데(7명) 한화(7명), 넥센(4명)이 뒤를 잇고 있다.

이들은 6월 1일을 손꼽아 기다리며 그동안 묵묵히 구슬땀을 흘렸다. 과연 올해는 누가 신분상승에 성공할까. 그리고 이들 중 과연 ‘제2의 김현수’로 성장할 재목이 나타날까.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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