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배의 열린스포츠] 프로야구 1억 관중 시대 스트라이크 편차 줄여라

입력 2010-06-0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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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연속 모든 구장 매진 한국 프로야구가 마침내 누적 관중 1억명을 돌파했다. 29일과 30일 전국 4개 구장에 모두 만원관중이 들어 1982년 출범 이후 최초로 이틀 연속 전 구장 매진이라는 기록도 세웠다. 30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0프로야구 SK와 롯데의 경기. 휴일을 맞아 문학구장은 매진사례됐다. 문학 |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한국 프로야구가 마침내 유료관중 1억 명을 돌파했다. 프로야구 역사에 이정표를 세운 대기록이 아닐 수 없다. 수많은 팬들의 성원 덕분이다. 거시적 관점에서 보면 수많은 사람이 프로야구 발전에 기여했지만, 프로야구 심판들도 한몫을 담당한 것에 대해 부인하기 힘들다.

한국 프로야구는 출범할 때부터 전임심판제를 도입했다. 전임심판제는 심판위원회의 독립성을 확보하는 계기가 되었다. 다른 스포츠가 끊임없이 ‘심판매수’문제에 시달릴 때도 프로야구 만큼은 비켜나갔다.

‘인간을 믿은 것이 아니라 제도를 믿었다.’ 정년이 보장된 상황에서 어느 누구도 검은 돈에 휘둘릴 이유가 없었다. 프로야구 출범 때부터 도입한 전임심판제는 프로야구의 격을 높이고 신뢰를 구축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오심은 있을지언정 ‘의도성’이 없음은 모든 야구인들이 인정하는 부분이다.

단지 올 시즌 들어, 스트라이크존의 확대와 적용을 두고 잡음이 일고 있다. 스트라이크존의 확대가 나온 배경은 지나치게 스트라이크존이 좁아 투수들이 버티기 힘들고, 경기시간이 늘어지는 등 극심한 타고투저에 대한 문제인식을 공유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러한 조치를 시행함에 있어 부작용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다는 점이다.

좌·우로 공 반개 정도의 스트라이크존을 확대한다는 것이 실제로 가능한지 필자는 알지 못한다. 공 반개 즉 3.5cm를 과학적으로 적용하기는 원초적으로 불가능하다. 스트라이크존은 근본적으로 야구 규칙에 적시되어 있는 그대로 적용하면 되는 것이다.

‘야구에서 오심은 필연적이다’고 하지만, 최근에는 전 경기를 인터넷과 케이블로 중계하기 때문에 과거에 비해서는 오심도 줄어들고 있다. 타이밍 중심의 관성적으로 선언하던 2루 도루 판정이나, 세이프와 아웃도 야구팬들의 항의 때문에 보다 정밀한 판정을 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과거의 경우 포스트시즌에 욕을 먹지 않기 위해 스트라이크존을 좁히는 관행이 문제시 되곤 했는데, 최근에는 이러한 문제도 거의 사라졌다. MLB나 일본프로야구에 비해 심판수준은 낮지 않다고 여겨진다.

단지 문제는 일관성이다. 스트라이크존 반 개에 대한 판단은 심판 각자의 몫이긴 하지만, 편차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즉 준거의 틀로서는 보편성을 상실한 것이다. 사실 스트라이크 존을 인위적으로 수정한 것은 심판들이 아니다. 사무실에서 이루어진 일이다. 특히 상하폭이 아닌 좌우폭을 조정한다는 것은 ‘야구의 본질’을 훼손할 수도 있는 일이다.

이제 남은 과제는 심판들이 확실한 자기 주관을 가지고 일관성 있게 판정하는 일이다. 상하폭은 개인마다 편차가 있을 수 있지만, 홈플레이트가 존재하는 한 좌우폭 만큼은 ‘걸치든 통과하든’ 홈플레이트를 지나가야 한다. 더 이상의 불신은 지금까지 쌓아올린 신뢰에 금이 가게 할 수도 있다.

동명대학교 체육학과 교수
요기 베라의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라는 경구를 좋아한다. 스포츠에 대한 로망을 간직하고 있다. 현실과 로망은 다르다는 것을 알지만 로망과 스포츠의 '진정성'을 이야기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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