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과 이범호가 일본으로 진출했지만 다이너마이트 타선의 전통은 이어지고 있다. 그 중심에 한화의 새로운 4번타자 최진행이 있다. 최진행은 김태균과 장종훈을 뛰어넘는 진정한 홈런왕을 꿈꾸고 있다.
스포츠동아 DB
김태균과 이범호가 일본으로 진출했지만 다이너마이트 타선의 전통은 이어지고 있다. 그 중심에 한화의 새로운 4번타자 최진행이 있다. 최진행은 김태균과 장종훈을 뛰어넘는 진정한 홈런왕을 꿈꾸고 있다. 스포츠동아 DB
“31홈런 깨고 김태균 넘을겁니다, 꼭!”한화 최진행의 꿈은 홈런왕이다. 입단할 때부터 그는 홈런왕을 꿈꿨고 데뷔 7년만에 그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올해 전경기에 출장하고 있는 최진행은 56경기에서 16개의 홈런을 때렸다. 산술적으로 38개의 홈런이 가능하다. 지바 롯데 김태균이 한화에서 기록한 시즌최다 31홈런도 훌쩍 뛰어 넘을 태세다. 올해 최진행의 4번타자 기용은 대성공이다. 187cm, 103kg의 당당한 체격을 갖춘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결코 놓치지 않았다.
최진행은 아직 풀타임을 뛰어본 적이 없다. 그래서 다가올 여름은 그에게 상대투수만큼이나 힘든 상대일 수도 있다. 최진행의 진짜 승부는 지금부터다. 상대의 견제와 한여름의 무더위를 이겨내고 시원한 홈런포를 연일 터뜨려주기를 기대한다.56경기 16개홈런…시즌 38개도 가능
키187㎝ 몸무게 103㎏ ‘홈런왕 체격’○동틀 때까지 스윙했어요
최진행은 지독한 연습벌레다. 한대화 감독은 최진행의 장점을 ‘강인한 체력’과 ‘묵묵히 모든 훈련을 소화하는 자세’라고 꼽았다. “선수가 힘들어 하면 가르치기도 쉽지 않다. 진행이는 시키는대로 다 해낸다. 그게 장점이다.”2008년 5월15일 최진행은 대전 KIA전을 앞두고 1군에 올랐다. 날아갈듯이 기뻤지만 경기내용은 별로였다. 2타수 무안타. 그날 경기뒤 곧바로 다시 2군행을 통보받았다. “1군에 올라왔다가 곧바로 2군행…. 이렇게 야구를 하려고 프로에 왔나 싶었죠.” 무작정 방망이를 들고 숙소 옥상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밤새도록 스윙을 했다. “밤새도록 정신없이 휘둘렀어요. 갑자기 날이 환해지더라구요.” 다시 한번 1군에 올라간다면 그때는 정말 2군에 내려오지 말자고 수천번 다짐했던 그날이다. 최진행의 하루일과에서 가장 중요한 시간은 야간훈련이다. 2시간 스윙은 기본. 보통 1000개를 휘둘러야 잠자리에 든다. 홈런 1위를 달리는 요즘도 최진행은 어김없이 야간훈련을 실시한다.
○왼쪽 다리를 들고 친다
최진행은 올시즌 왼쪽 다리를 들고 친다. 그가 개막전때 보여준 타격폼은 왼쪽 발을 들지않은채 먼저 내딛고 휘두르는 자세였다. SK와의 개막 2연전에서 4번타자로 나간 최진행은 8타수 무안타에 삼진 5개를 당했다. “그냥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장종훈 코치님도 좋다고 맞장구를 쳐주셨죠.”3월30일 롯데전부터 발을 들고 치기 시작했다. 최진행의 선택은 기대이상의 결과로 나왔다. 4월9일 롯데전에서 5안타를 치며 자신감을 찾았다. 한대화 감독이 주문한 하체 밸런스 잡기 훈련이 계속되면서 바뀐 타격폼은 빠르게 최진행의 것이 됐다. “다리 들고 치면서도 타이밍을 잡지 못하면 어떡하나 걱정 많이 했는데 정말 다행입니다.”
○장종훈 코치님 기록에 도전합니다
장종훈 타격코치는 최진행에게 가장 고마운 분이다. 1,2군을 오가며 최진행이 고민하고 힘들어할 때마다 장 코치는 최진행에게 힘을 실어줬다. “포기하면 진다! 열심히 준비하면 반드시 기회가 올 거다.” 올해 최진행은 장코치의 말을 실감한다. 김태균과 이범호가 일본으로 진출하고 연경흠이 군입대 하면서 자신에게 4번타자라는 기회가 온 것. “정말 노력하고 준비하면 되는구나 했죠. 다시는 2군에 가지 말아야죠. 더 열심히 할 겁니다.” 최진행은 한화의 4번타자 가운데 시즌 최다 홈런을 꿈꾼다. 지바롯데의 김태균이 기록한 31개를 깨고 장종훈 코치가 1992년에 기록한 41개의 홈런을 뛰어넘는 것이다. “코치님이 한번 해보라고 하시더라구요. 올해는 힘들겠지만 꼭 도전해보렵니다.”
○태완이형, 고마워요
성공적인 최진행의 성장에는 한대화 감독의 전폭적인 지원과 장종훈 코치의 헌신적인 노력을 빼놓을 수 없다. 또 한명의 도우미는 룸메이트 김태완이다. 김태완은 올시즌 최진행과 룸메이트를 자청했다. 최진행과 좀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하며 경기에 집중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태완이형의 도움을 많이 받아요. 상대투수 같이 분석하고 야간 훈련도 같이 하고요.”4월중순 김태완이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진 17경기에서 최진행은 홈런을 2개밖에 못쳤다. 그러나 김태완이 복귀한 뒤 21경기에서는 무려 10개의 홈런을 쳤다. “진행이는 야구밖에 몰라요. 취미가 방안에서 스윙하기라니까요.” 김태완과 최진행의 단합이 한화에 새로운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 지난해 KIA 김상현과 최희섭처럼 또 하나의 강력한 KC포가 탄생할지 주목된다.
○목표는 홈런왕! 30홈런 꼭 쳐야죠
야구를 하면서 항상 홈런왕을 꿈꿨다. 야구에서 홈런치는 타자가 최고라고 믿었다. 그 꿈과 믿음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지난주까지 16개의 홈런을 쳤다. 5월에만 9개의 홈런을 칠 정도로 상승세다. 30개의 홈런은 충분하겠다고 했더니 최진행은 아주 겸손하게 대답한다. “아직 부족한 게 너무 많아서 장담하기 어렵죠. 상대팀에서 더욱 분석할테고. 여름도 이겨야 하구요.” 그래도 30홈런은 칠 것 같다고 다시 물었더니 그제서야 슬쩍 목표를 말한다. “사실 올시즌 20홈런이 목표였는데 생각보다 홈런이 많이 나오니까 욕심이 납니다. 30홈런 꼭 치고 싶습니다.”
○홈런왕 조건 다 갖췄다
최진행의 스윙은 간결하고 이상적이다. 임팩트 순간까지는 빠르고 맞고난 뒤의 팔로스루도 이상적이다. 경기 경험이 많아지고 타격밸런스가 향상되면서 선구안도 좋아졌다. 187cm,103kg의 당당한 체격조건에 잔부상없는 강한 체력도 그의 장점이다. 올해 목표 가운데 하나가 전경기 출장이다. 감독과 코치가 시키는대로 묵묵히 훈련을 소화하는 성실함과 1군의 중요성을 알고 감사하는 마음도 큰 힘이다. 그는 완성된 선수가 아니라는 점이 매력이다. 이름 그대로 최진행은 홈런왕을 향해 진행중인 선수다. 올해 최진행이 몇개의 홈런을 칠지 팬들의 기대가 크다. 30홈런도 가능하고 여름에 잠재력이 더 폭발한다면 40홈런도 칠 수 있다. 최진행은 프로야구를 대표할 홈런타자가 될 거포다. 2010년은 최진행의 홈런포가 터지는 첫해로 팬들에게 기억될 것이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