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선수 유상철 실명 사실 첫 고백…“당신 눈 주겠다는 내 어머니…” 눈물

입력 2010-06-09 10: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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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출신 축구선수 유상철이 한 쪽 눈을 오래 전에 실명한 사실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유상철은 8일 방송한 SBS '강심장'에 출연해 "왼쪽 눈의 시력을 오래전에 잃었다. 차 안에 서리가 끼면 지나가는 사람의 실루엣만 보이고 누구인지 모르는 것처럼 보이는 상태"라고 고백했다.

그는 "이 사실은 그동안 팀에서 함께 뛴 선수들도, 2002년 월드컵 때 히딩크 감독도 모른다. 지금 처음 말하는 사실"이라며 2002 월드컵 때 폴란드 전에서 넣은 강슛도 실명한 상태에서 넣은 골임을 전했다.

이어 "뒤늦게 병원에서 진찰 받으니 엄청난 두께의 돋보기를 눈 앞에 가져다 놓아도 보이지 않는 상태였다"며 "프로선수로 생활하며 야간 경기가 많아지자 실명이 선수 생활에 치명적인 단점으로 다가왔다"고 털어놨다.

골문으로 공을 갖고 질주할 때 왼쪽에 누군가 있지만 우리팀인지, 다른 팀인지 알 수 없고, 한명 인지 두 명인지도 구별되지 않아 무조건 자신이 끝까지 골을 차 넣었다는 것.

그러다 골이 실패한 뒤 왼쪽을 다시 보면 다른 선수 마크 없이 더 좋은 위치에 있던 우리팀 선수가 자신의 패스를 기다리고 있었던 사실을 알게되었을 때 큰 자책감이 밀려왔다고.

"선수 생활에 위기를 느끼면서 어머니에게 털어놓을 수 밖에 없었다"는 유상철은 "조용히 듣던 어머니가 '당신의 눈을 주신다'는 말씀을 하셨을 때 정말 화가 났다"고 말하며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이후 "단점을 보완하는 길은 연습 뿐"이라는 생각으로 "매달아 놓아 흔들리는 공을 헤딩으로 매일 수 시간 연습하면서 왼쪽 눈의 공백을 채워왔다"고 덧붙였다.

유상철은 아들에게 자신의 눈을 내어주고자 하셨던 어머니에게 "부모님이 건강한 체력을 주셨기에 오늘의 제가 있다. 항상 사랑한다"는 영상 편지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유나 동아닷컴 기자 ly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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