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결전 앞두고 전력 숨기기 안간힘
더반에 있는 베이스캠프에서 훈련 중인 그리스대표팀. 8일(이하 현지시간) 오후 1시부터 인터뷰를 진행했고, 30분 뒤 훈련을 시작했다. 기자들에게 공개하는 시간은 딱 15분에 불과하다. 선수들이 러닝을 하고, 스트레칭 등으로 몸을 푸는 시간이 끝나면 기자들은 훈련장을 떠나야 한다. 인터뷰에서도 마찬가지. 사마라스, 게카스 같은 팀의 핵심멤버나 오토 레하겔 감독 등 주요 인물들은 아직까지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다. 그리스대표팀 미디어 담당관에게 물어보니 “감독은 포트엘리자베스에서 열리는 공식 인터뷰에서만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에서 나오는 이야기도 매일매일 비슷하다.
“한국의 박지성은 매우 좋은 선수다. 그러나 한국은 1∼2명의 선수가 아니라 팀 전체를 경계해야 한다.”, “한국은 빠르고, 체력이 뛰어난 좋은 팀이다”, “우리의 장점인 코너킥과 프리킥 등 세트피스를 잘 살리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등 비슷한 이야기만 늘어놓는다.
월드컵 같은 큰 대회에 참가한 팀들은 공개훈련을 많이 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긴 하지만 그리스는 유독 취재진에게 엄격하다. 일부 팀의 경우 선수들이 훈련을 마치고 돌아갈 때 취재진이 접촉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그러나 그리스는 아예 훈련 15분 공개 후 취재진을 훈련장 밖으로 몰아낸다. 때문에 선수들과 대화 나눌 기회는 인터뷰 밖에 없다. 훈련 시작 전에 공식인터뷰를 포기하고 훈련장으로 나서는 선수들을 붙잡아 잠시 이야기할 수밖에 없지만 이런 모험(?)을 선택하는 이는 극히 드물다.
더반(남아공)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