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핫이슈] 어, 좌 동진-우 영표? 그리스전 히든 카드!

입력 2010-06-1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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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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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청백전서 이영표 오른쪽 풀백 변신
허정무 감독 “사마라스 묶기위한 포석”


대표팀 허정무 감독이 ‘장신 군단’ 그리스를 효과적으로 상대하기 위해 새로운 카드를 빼드는 걸까. 10일(한국시간) 겔반데일 스타디움. 포트 엘리자베스에 도착한 대표팀은 이날 입성 후 첫 훈련을 가졌다. 평소처럼 가벼운 러닝과 스트레칭 그리고 골 감각을 높이기 위한 발리 슛, 헤딩 슛 연습 후에 자체 청백전이 시작되자 갑자기 취재진이 술렁였다.

주전 팀을 상징하는 오렌지 색 조끼 팀은 4-4-2 전형으로 늘어섰는데 이영표의 위치가 왼쪽 풀백에서 오른쪽 풀백으로 바뀌었다. 이영표 자리에는 김동진이 들어갔다. 나머지 포지션은 최전방 투 톱 염기훈과 박주영, 미드필더는 왼쪽부터 박지성-기성용-김정우-이청용으로 변화가 없었다. 체격이 좋은 그리스를 상대하기 위해 뽑은 차두리가 최근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아 그동안 주전 팀 오른쪽 풀백으로 오범석이 주로 나섰는데 경기를 불과 이틀 앞두고 의외의 라인업이 형성됐다. 취재진들의 의견도 분분했다.

“그리스 주요 선수 사마라스가 왼쪽을 주 활동무대로 삼는다는 점을 의식해 경험 많은 이영표를 오른쪽으로 배치한 것이다.” “내일 모레 본 경기를 앞두고 연막작전을 펴는 것 아니겠느냐?”

그러나 연막일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좌 동진 우 영표’가 충분히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판단한 결과라는 게 중론.

허정무호 출범 이후 이영표는 20경기 1546분, 김동진은 15경기 1060분을 뛰었는데 ‘좌 동진-우 영표’는 지금까지 딱 세 차례 가동됐다. 2008년 10월11일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 10월15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의 최종예선 그리고 가장 최근은 작년 9월5일 호주와의 친선경기였다.

이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건 호주전이다. 호주는 아시아권에 속해있지만 가상의 유럽 팀이라 해도 무방하다. 당시 오범석이 명단에 있었지만 허 감독은 이영표를 오른쪽, 김동진을 왼쪽 풀백 선발로 내세웠고 둘 다 90분을 뛰었다. 결과도 3-1 한국의 완승.



이날 훈련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특히 허 감독은 김동진이 러시아서 오랜 기간 활약하며 장신 선수들을 상대한 경험이 많다는 것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다만, 이영표의 오른쪽 풀백 변신이 상당히 오랜 만이고 김동진이 최근 평가전에서 출전 기회가 많지 않아 실전 감각이 떨어져 있다는 건 약점이 될 수도 있다.

허 감독은 “사마라스가 왼쪽에만 치우치지 않고 활동 폭이 넓다. 꼭 그것을 대비하기 위한 훈련은 아니었다. 이영표는 어느 포지션이든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차두리, 오범석, 김동진 중 몸 상태가 좋은 선수가 나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포트 엘리자베스(남아공)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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