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8시 30분 그리스전 캡틴 지성 첫승 선전포고
5000만 붉은 악마들이여. 태극전사들이 ‘에게 해의 해적선’을 어떻게 침몰시키는 지 지켜보라.허정무호 ‘캡틴’ 박지성(29·맨유)은 자신감에 가득 차 있었다.
박지성은 그리스와의 결전(한국시간 12일 오후 8시30분)을 하루 앞둔 11일 넬슨 만델라 베이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에서 “그리스 수비수 키르기아코스를 어떻게 뚫을 것이냐”는 질문에 “많은 자료를 통해 충분히 대비 했다. 공략 방법은 내일 경기를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고 응수했다.
박지성은 시종일관 여유가 넘쳐흘렀다.
허정무 감독이 “첫 경기가 중요하지만 무조건 이겨야겠다는 생각은 위험하다. 결국 3차전까지 가야 16강이 판가름 날 것이다”며 선수들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애썼지만 박지성의 입에서는 ‘승리’ ‘승점 3’ ‘16강 진출’ 등의 묵직한 단어가 쉴 새 없이 등장했다.
박지성은 2002년, 2006년과 비교하는 질문에 “과거는 기억하지 않는다. 내일 경기에서 그리스를 이긴다는 것만 중요하다. 4년 전 독일에서 원정 첫 승을 거둠으로서 한국축구의 발전을 증명을 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분명히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고 각오를 밝혔다.
박지성은 평소 원론적인 인터뷰로 유명하지만 주장 완장을 단 이후 승부처에서는 과감한 발언을 아끼지 않았다.
2008년 11월 한국이 19년 동안 한 번도 이기지 못한 사우디 원정을 앞두고는 “우리는 이기러 왔다”는 짧지만 임팩트 있는 한 마디로 상대를 자극했고, 2009년 2월 이란 원정을 앞두고는 “아자디 스타디움이 지옥과도 같을 것이다”는 네쿠남의 발언에 대해 “지옥에 갈지 천국에 갈 지는 경기 끝나면 알게 될 것이다”고 냉정하게 반격했다.
지난달 한일전에서 결승골을 넣은 뒤 야유하는 상대 관중을 상대로 한 무언의 응시 세리머니는 월드컵 장도를 앞둔 동료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기 위한 일종의 ‘도발’이었다.
그리고 박지성은 사우디 전 결승골 도움, 이란 전 극적 동점골, 일본 전 결승골 등으로 자신의 말이 허언이 아님을 늘 증명해 왔다.
사상 첫 원정 16강의 성패가 달린 그리스 전을 앞두고 박지성의 자신감이 예사롭지 않은 이유다.
포트 엘리자베스(남아공)|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twitter.com/sportsdon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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