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축구대표팀이 월드컵 개최국의 첫 경기 무패 징크스를 이어갔다.
남아공 대표팀은 11일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에서 열린 조별 리그 A조 멕시코와의 개막전에서 1-1로 비겼다. 이 대회를 포함해 역대 19차례 월드컵 본선에서 개최국의 첫 경기 전적은 14승 6무(2002년은 한국·일본 공동 개최)로 패한 적은 한 번도 없다.
○경기 시작 6시간 전부터 인산인해
사커시티 주변은 경기 6시간 전부터 개막전을 보기 위해 몰려든 축구팬들로 가득했다. 노란 옷을 입은 남아공 응원단은 부부젤라를 불어대며 멀리서도 이곳이 개막전이 열리는 곳임을 알렸다. 멕시코 응원단은 이에 맞서 멕시코 국기를 두르고 응원 구호를 외쳤다.
경기장 안의 열기는 더욱 뜨거웠다. 경기장 안은 곳곳에서 부는 부부젤라 소리에 옆 사람의 목소리도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8만여 명이 가득한 경기장에는 약 1만 명의 멕시코 축구팬도 전통 타악기를 때리며 응원을 펼쳤다. 시끄러운 소음 탓에 귀마개를 하고 경기를 지켜보는 관중도 눈에 띄었다. 경기 전 선수들이 몸을 푸는 동안 경기장 대형 화면에 멕시코 대표팀이 소개되자 남아공 팬들이 야유를 보내며 치열한 신경전을 펼치기도 했다.
경기 전후반과 휴식 시간 등 2시간 내내 경기장의 부부젤라 소리는 그칠 줄 몰랐다. 관중 대부분이 앉아서 관람하기보다 서서 자국 선수들을 응원했다. 사커시티 경기장은 말 그대로 ‘축구 시(市)’였다.
○남아공 첫 경기 불패 신화 이어가
경기 전반 남아공은 멕시코의 파상 공세에 밀렸다. 남아공은 스티븐 피나르(에버턴)를 앞세워 수비를 두껍게 하는 4-5-1 전형을 내세웠다. 멕시코는 기예르모 프랑코(웨스트햄), 카를로스 벨라(아스널), 히오바니 도스산토스(갈라타사라이) 등 삼각편대로 경기 내내 남아공의 문전을 내내 위협했다. 부부젤라 소리가 경기 내내 울리는 가운데 양 팀은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지만 골은 쉽게 나오지 않았다.
기다렸던 남아공 월드컵 1호 골은 후반에 나왔다. 후반 10분 남아공의 카기쇼 딕가코이(풀럼)가 길게 페널티 지역 왼쪽으로 찔러준 공을 시피웨 차발랄라(카이저)가 2m 정도 몰다 왼발로 강하게 찼다. 멕시코 골키퍼가 점프하며 손을 뻗었지만 공은 그대로 골문을 갈랐다. 경기장은 부부젤라 소리와 함께 남아공 관중의 함성에 들썩였다.
멕시코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후반 34분 교체 투입 된 안드레스 과르다도(데포르티보)가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길게 올려준 공을 골대 오른쪽에 있던 라파엘 마르케스(바르셀로나)가 침착하게 골로 연결시켰다. 남아공은 17일 오전 3시 30분 우루과이와 조별 리그 2차전을 치른다.
요하네스버그=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