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남아공-윤태석기자의 “여기는 남아공”] 아르헨 깰 3가지 X파일 있다

입력 2010-06-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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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수 선제골-박지성 쐐기골…한국, 그리스 잡고 첫 승


1. 뜨거운 가슴…첫 승리 자신감은 그대로
2. 냉정한 머리…아르헨은 승점 1점 상대!
3. 철저한 준비…1754m 고지대 정복하라

뜨거운 가슴, 냉정한 머리, 철저한 준비.

그리스를 2-0으로 격파하고 해묵은 원정 월드컵 유럽 징크스를 날려버린 허정무호가 다음 상대 아르헨티나(한국시간 17일 오후 8시30분) 격파 3대 해법을 제시했다.

대표팀은 12일 그리스 전을 마치고 곧바로 숙소로 돌아와 늦은 점심을 먹고 밤 9시(현지시간·한국은 13일 오전 4시) 다 같이 저녁식사를 했다. 결과와 내용 면에서 모두 완벽한 승리를 거둬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삼삼오오 모여 앉아 경기 상황을 복기했다. 반면 허정무 감독은 식사 내내 별 말이 없었다.

선수들이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도록 내버려뒀다. 그러나 저녁식사 후 각자 방으로 들어가기 전 딱 한 마디를 던졌다.

“이제 한 경기 끝났다. 다음 상대는 아르헨티나고 우리의 목표인 16강은 나이지리아 전에서 결정된다는 걸 잊지 말자.”

짧은 한 마디였지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첫 승의 뜨거운 열정이 식지 않길 바라면서도 자칫 들뜰지 모를 선수들의 마음을 다잡는 효과가 있었다. 아르헨티나 전 목표도 수정할 생각이 없다. 패하지 않는 경기운영이다.

선수들도 흥분을 가라앉혔다. 이영표(알 힐랄)는 “그리스가 반드시 승점 3을 따야하는 상대였다면 아르헨티나 전에서는 승점을 잃지 않는 게 목표다”고 말했다. 차두리 역시 “실질적으로 나이지리아 전이 결승이다”고 했다.

그리스 전 완승은 철저한 준비에서 비롯됐다. 대표팀 관계자가 “선수들이 그리스의 공수 주요 패턴을 달달 외웠을 것이다”고 귀띔했을 정도.

아르헨티나전도 마찬가지다. 상대 공수 주요 장면 등이 담긴 50분짜리 압축용 동영상을 몇 차례 시청할 계획. X파일이 담긴 문서자료도 이미 완성됐다. 더구나 경기가 벌어질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는 해발 1754m의 고지대라 이에 대한 대비가 더해져야 한다.

‘주장’ 박지성(맨유)은 “아르헨티나는 최고의 전력을 갖춘 우승후보 중 하나다. 그러나 이변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며 투지를 불태웠다.

포트 엘리자베스(남아공)|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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