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의 눈물로 씻은 ‘유럽공포증’

입력 2010-06-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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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전 승리가 갖는 의미들
원정월드컵 4무8패…조별리그 첫승 통쾌
허정무, 네번의 월드컵서 첫 V는 보너스

허정무 감독 한국인 사령탑으로서 월드컵에서 거둔 첫 승, 박지성의 아시아 선수 최초 월드컵 3회 대회 연속 골 등 그리스전 승리는 한국에 조별리그 첫 승,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무엇보다 그동안 원정월드컵에서 한국을 괴롭혔던 ‘유럽 공포증’을 말끔히 씻어냈다. 한국이 지난 대회까지 월드컵에서 거둔 역대 총 성적은 4승7무13패. 4승 중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3승(2무2패)을 기록했고,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 아프리카 팀 토고를 상대로 원정 월드컵 첫 승을 따냈다.

하지만 2002년 대회를 제외하고 원정 월드컵에서 치른 유럽 팀에 대한 성적은 그야말로 처참했다. 지난 대회까지 4무8패가 고작이다.

그리스전 2-0 완승은 한국이 월드컵에 첫 출전했던 1954년 스위스대회에서 헝가리와 터키에 0-9, 0-7로 대패하며 시작된 지긋지긋한 ‘유럽 징크스’를 마침내 털어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또 한일월드컵 포르투갈전 2-0 승리, 독일월드컵 토고전 2-1 승리에 이어 월드컵 3회 연속 첫 경기 승리라는 기분 좋은 전통을 이어갔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아울러 2008년 1월 출범한 허정무호가 ‘선제골=무패’라는 또 다른 공식도 확인했다. 그리스전 이전까지 허 감독 부임 이후 한국은 41경기를 치르는 동안 24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었고, 그 경기에서 무패(19승5무)를 마크했다. 이번 그리스전을 통해 ‘먼저 골을 넣으면 절대지지 않는다’는 확신이 더 강해진 셈.

허 감독 개인에게도 평생 잊지 못할 승리가 된다.

선수(1986년 스위스), 트레이너(1990년 이탈리아), 코치(1994년 미국)에 이어 감독 지휘봉을 잡고 네 번째 월드컵을 치른 그에게 월드컵 첫 승리가 되기 때문이다. 세 번 치른 월드컵 9경기 동안 승과 인연을 맺지 못하다 네 번째 월드컵에서 9전10기만에 거둔 감격적인 첫 승이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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