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 날려줄 '호러 게임'들 멸종 위기 임박?

입력 2010-06-22 17: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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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슬슬 더위가 다가오고 있다. 종잡을 수 없던 날씨 탓에 봄 옷을 정리하지 못하고 있던 많은 사람들이 바빠질 시기이기도 하다. 이 맘 때부터는 더운 여름을 나기 위한 보양 음식부터 모기와의 전쟁에 대비한 준비, 그리고 T무더위를 식혀줄 싸늘한 냉면과 함께 '호러 게임'이 생각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게 무슨 일인지 '호러 게임'이 멸종됐다. 예전에 넘치던 '호러 게임'들은 전부 어디 가고 몇몇 모바일 게임 정도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720p로 연출되는 화려한 공포 신을 보고 싶었던 게이머들의 생각에는 전혀 아랑곳 하지 않은 개발사가 야속해지는 순간이다.

그나마 제일 여름에 맞게 출시될 게임은 Xbox360, PS3용 '데드라이징2' 정도. 이것도 심의 통과가 안될 경우 국내 정식 발매가 안될 수도 있다. 최근 다행히도 '데드라이징2 케이스 제로'가 심의를 통과해 정식 발매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마지막까지 방심할 수 없다.

9월 출시되는 '스플래터 하우스'도 '호러 게임'이지만 원작이 그러했듯 괴물보다 더 괴물 같은 주인공의 활약으로 피 많이 나오는 액션 게임으로 인식될 확률이 높다. 또한 많은 게이머들의 찬사를 받은 '데드스페이스'의 후속작 '데드스fp페이스2'도 2011년 출시 예정이라 이 역시 그림의 떡일 뿐이다.



영화 '쏘우'를 소재로 만들어진 게임 '쏘우2'는 하반기 출시 예정이지만 국내 정식 발매는 불투명하다. 이미 '쏘우1'이 국내 출시가 안됐기 때문. 이번 게임은 더 거칠어진 그래픽과 잔인해진 요소, 그리고 국내 정서에서 이해하기 힘든 요소들이 결합돼 출시는 어려워 보인다.

'호러 게임' 명작 중 하나인 '사일런트 힐'은 시리즈 8번째 게임을 선보일 예정이다. 하지만 이 역시 2011년 상반기 출시가 예정돼 있다. PSN 다운로드 게임 '데드 네이션'은 12월 연말에 나온다. 이 게임은 수많은 좀비와 싸우는 형태로 주목 받았지만 1년 가까이 출시를 미루면서 게이머들의 애간장을 태우게 만들고 있다.

'호러 게임' 마니아 입장에서는 아예 게임이 없는 것은 아니니깐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결국 올해 여름에도 고전 '호러 게임'을 다시 꺼내 즐겨야 한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렇게 '호러 게임'이 손가락에 꼽을 만큼 밖에 나오지 않는 이유는 몇 가지로 추려낼 수 있다.

먼저 '호러'라는 소재를 게임에서 표현하기에는 너무 방대하다는 것이다. 최근 영화들도 1인칭 기법을 사용해 사용자들이 공포감을 최대한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재작년 수준에 비하면 정말 많이 줄었다. 이미 공포를 전달할 수 있는 방식의 한계가 왔기 때문이다.

게임은 이보다 더 심하다. 이미 많은 공포를 경험했던 게이머들에게는 웬만큼 자극적인 소재가 아니면 공포감을 경험하기 어려울 정도로 게임은 익숙하면서도 뻔한 패턴을 제공해왔다. 그리고 반복적으로 즐길 수 있는 형태가 되어야 하기 때문에 공포 코드나 연출 방식이 다양하지 않으면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그리고 실제 연기자들이 잔뜩 나와 핏빛 CG 속에서 뛰어다니는 판에 아직은 사람처럼 보이지 않는 게임 캐릭터들이 살인마에게 쫓기거나 좀비 무리 속에서 덩그러니 있다고 해서 심장을 잡고 공포에 사로 잡힐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이미 우리는 '레프트4데드2'에서 얼마나 효과적으로 많은 좀비를 한 번에 죽일 수 있는지를 배웠다.



물론 게임이 진화하면서 공포를 전달할 수 있는 코드도 계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공포 영화나 드라마 등에서 보여준 방식을 게임이 따라 하는 수준에 그친다면 앞으로 '호러 게임'의 하락세는 한동안 막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동현 게임동아 기자 (game@gamedong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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