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생생 메신저] 차두리, 슛 맞고도 덤덤 ‘역시 로봇’

입력 2010-06-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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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월드컵의 최고 인기 스타는 바로 차두리. 한국 대표팀의 차두리가 강철 체력으로 축구팬들의 사랑을 받는 것은 물론 대표팀 내에서도 분위기 메이커로 인기를 끌고 있다. [스포츠동아 DB]

허걱! 남아공 호텔엔 냉장고 없어
시원한 물 마시려면 편의점 가야

○트위터 열풍…차범근 위원 인기가 대세



최현길 : 이번까지 5번째 월드컵을 겪는데, 이번 월드컵의 특징 중 하나는 트위터야. 대부분 언론들이 트위터로 생생한 현장 소식을 전하고 있네. 현장 기자들의 반응은 어때?


윤태석 : 맞습니다. 솔직히 트위터가 대세가 되면서 기자들의 일은 하나 더 늘어난 셈인데 빠르고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다는 장점에 모두들 열심이네요. 저같이 익숙지 않은 기자들은 고생이지만. ^^;


최용석 : 개인적으로는 재미난 경험이었습니다.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동시다발로 이루어지니까요. 그리고 시차가 있어서 더 트위터를 할 수 있는 여유도 있었구요. 흥미로웠죠. 게다가 차범근 위원과 함께 했으니 더욱 영광.


윤태석 :
차 위원의 인기와 영향력을 새삼 다시 확인한 듯 ㅎㅎ.


최현길 : 차 위원도 대단히 열심히 하셨지. 생생한 사진물이나 타이밍 적절한 멘트는 히트였어. 벌써 팔로워가 4천명을 넘어선 것을 보면 대단해.


최용석 : 감각 있으시던데요. 젊은 사람들 같은 멘트에 위트있는 사진. 인상적이었습니다.


최현길 : 4000명은 엄청난 숫자야. 증가 속도가 장난이 아니야.


윤태석 : 차 위원만 통할 수 있는 사진들. 비빔국수 등등 소박한 모습도 인상적이었어요.


최현길 : 그래서 내가 문자 보냈지. 트위터 스타 됐습니다고.


윤태석 : 뭐라 하시던가요?


최현길 : 그건 비밀.


최현길 : 오기 전까지도 틈나는대로 트위터 올려라. 집에 있는 식구들도 볼 거 아냐.


윤태석 : 압박 아닌 압박이. ㅋㅋ


○북한의 참패


최현길 :
북한 경기(포르투갈전)를 봤는데 시청률이 23%%나 나올 정도로 관심있는 경기였어. 그런데 결과가 안타깝구나. 처참하더라.


윤태석 :
저희도 좀 당황했습니다.


최용석 : 북한 축구의 한계가 드러났다고 봐야죠. 결국 수비 축구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


윤태석 : 2002한일월드컵 때는 사우디가 독일에 0-8로 크게 졌잖아요? 아시아 축구의 한계를 동시에 보여주는 경기였어요.


최용석 : 사실 아직까지 아시아는 변방취급을 받아요. 이번 월드컵 현장에서는 더더욱 실감하고 있습니다.


윤태석 :
일본이 얄밉기는 하지만 한국이랑 같이 잘 해서 꼭 위상을 높여줬으면 해요.


최현길 : 일본 언론의 반응이 좀 그렇지?


최용석 : 일본 언론은 이 때다 하고 한국의 1954스위스월드컵 0-7패와 북한의 패배를 함께 묶어서 보도한다면서요?


윤태석 : 월드컵 끝나고 한일전 때 한 번 더 콧대를 눌러놔야겠어요.


최현길 :
그래야지


윤태석 :
박지성의 무언의 응시 세리머니가 문득 또 생각나는군요.


○대표팀 최고스타는 차두리



최현길 :
이번 월드컵 최고 스타는 차두리 아닐까. 각종 얘깃거리를 쏟아낸 주인공인데, 옆에서 쭉 지켜본 소감은


윤태석 : 차두리는 정말 재치덩어리입니다. 분위기메이커고요. 저는 예전에 프라이부르크로 팀을 옮긴 직후에 인터뷰도 하고 나이도 같아서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선수예요.


최현길 : 차두리와 로봇, 어쩌면 너무 잘 어울리지 않니?


윤태석 : 그저께 훈련에서는 상대방 슛이 바로 앞에 있던 차두리 머리에 정면으로 맞았는데 꿈쩍도 안 하는 모습에 기자들이 다 같이 탄성을 질렀죠. 역시 로봇이라며. 특히 차두리는 선수뿐 아니라 스태프들하고도 참 친하게 지내는 모습이 보기 좋아요.


최용석 :
차두리의 장점은 꾸밈이 없고 솔직하다는 것. 그래서인지 사람들을 곁으로 불러들이는 매력 같은 게 있는 듯해요. 모든 사람이 싫어할 수 없는 이미지.


최현길 :
쭉 인기를 끌기 바라자고.


○냉장고 없는 호텔


최현길 : 지난 1월에 남아공 갔을 때 제일 황당한 것 중에 하나는 호텔에 냉장고가 없었던 거야. 당시에는 여름이고, 집에서 가져간 음식이 상할까봐 걱정을 많이 했던 기억이 나네. 지금도 마찬가지지?


윤태석 :
완전 황당합니다. 저희가 시차 때문에 주로 새벽에 기사를 쓰잖아요. 근데 시원한 물을 마시고 싶으면 방법이 없어요. 로비에 물어보니 밖에 나가면 편의점 있다는데 나갈 용기는 안 생기고.


최현길 : 그 맘 이해한다.


최용석 : 그런데 좋은 호텔에는 냉장고가 있어요. 제가 프리토리아에서 머물 때 거기는 냉장고에 전자렌지 등등 시설이 다 갖춰 있었죠.


윤태석 : 와우.


최용석 : 난 맘껏 먹었는데. ^^


최현길 : 용석이가 땡 잡았네.


최용석 : 근데 태석이는 물 먹고 싶니? 기자들이 제일 싫어하는 게 물인데. 그래서 난 꼭 커피나 콜라 먹는데. ^^


윤태석 : --; 그런데 일반인들이 물 먹는다는 기자들의 용어를 할까요? 잠시 설명을.


최용석 :
<물 먹었다>함은 낙종이나 다른 회사에서 쓴 기사를 혼자 누락해서 못 쓴 경우를 뜻합니다. 기자들만의 은어죠.


윤태석 :
기자로서 가장 굴욕스러울 때 중 하나죠.

본사 | 최현길 축구팀장 choihg2@hotmail.com
더반 | 최용석 기자 gtyong@ 윤태석 기자 sport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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