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의 미래를 짊어질 ‘포스트 박지성’이 있기에 한국 축구의 미래는 밝다. 차세대 한국 축구의 희망으로 꼽히는 이청용(왼쪽부터 시계방향)과 기성용, 김보경, 이승렬. [스포츠동아 DB]
박지성은 남아공월드컵에 출전하기 전 “나에게 마지막 월드컵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밝혀 화제를 낳았다. 그가 팀 내에서 차지하는 위상이나 비중으로 볼 때 지금과 같은 기량과 체력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다면 다음 월드컵에서도 얼마든지 뛸 수 있다.
그러나 4년 후 그의 출전 여부를 차치하고라도 ‘포스트 박지성’ 발굴은 한국 축구의 또 다른 과제다. 다행스럽게도 미래는 밝아 보인다. 허정무 감독이 월드컵 최종예선 기간 동안 과감하게 세대교체를 단행하면서 한국 축구를 이끌어 갈 ‘젊은 피’들이 여럿 발굴됐다.
선두주자는 단연 이청용(22·볼턴)이다.
한국 선수로는 일곱 번째로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해 박지성과 이영표(알 힐랄), 설기현(포항) 등 2002년 황금세대 이후 처음으로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았다. 첫해 활약은 오히려 앞선 선배들을 능가한다.
월드컵에서도 진가를 발휘했다. 특유의 재간 넘치는 플레이와 대담함으로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볐고 최강 아르헨티나와의 경기에서는 상대 실수를 놓치지 않고 감각적인 오른발 슛으로 데뷔 골을 터뜨렸다.
기성용(21·셀틱) 역시 그리스와의 1차전에서 칼날 같은 크로스로 선제골을 도우며 원정 월드컵 유럽 팀 상대 첫 승의 물꼬를 텄다. ‘조커요원’ 이승렬(FC서울)과 김보경(이상 21·오이타)은 많은 시간 출전하지는 못했지만 값진 경험을 쌓았다.
사실 이들은 지금까지 국제축구연맹(FIFA) U-20 청소년월드컵과 올림픽 등을 두루 거치며 많은 국제경험을 쌓았다. 소속 팀에서도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다. 그러나 월드컵 최종명단에 포함돼 ‘꿈의 무대’를 직접 경험했다는 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자산이 될 게 분명하다.
더반(남아공) |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